근 반년간 재택치료자 전원에
센터 아닌 보험사 번호 안내
“몇개월간 민원 넣어도 여전”
행안-보건 서로 “담당 아냐”
시정 요구하자 그제야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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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 A씨가 격리해제를 앞두고 받은 행안부 국민비서 안내문자. 안내해준 번호는 코로나 재택·백신센터가 아닌 H보험사로 연결된다. ⓒ천지일보 2022.08.11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코로나19 관련 궁금한 점이 있어 국민비서에서 안내해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웬 보험사로 연결이 되더라고요. 보험사에서도 제발 민원 좀 넣어달라고 그러는데 황당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 A씨가 격리해제를 앞두고 문의내용이 있어 행안부 국민비서에서 안내해준 대로 문의하려 했으나 엉뚱한 번호를 안내해주는 바람에 한참 애를 먹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천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 A씨는 격리해제일 하루 전 행안부 국민비서로부터 안내 문자를 받았다. 안내에는 격리해제 시 외출 금지라든지 격리해제 후 3일간 요양병원과 사적모임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안내 내용 중 ‘격리해제 후 만남자제’ 부분을 보다가 문득 직장 동료들에게 잔여 바이러스를 옮길까 걱정돼 신속항원검사나 PCR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지를 문의하려 했다. 그러나 안내해준 1577로 시작하는 해당 번호는 H보험사 상담서비스센터로 연결됐으며, 원하는 답변을 들을 수 없었을뿐더러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문자 발송내용을 보면 문자를 국민비서에서 보냈다고 돼 있지만 발송인 번호는 H보험사 측 번호로 돼 있었다.

실제 기자가 제보된 번호로 전화해보니 코로나 재택·백신센터가 아닌 H보험사로 연결됐다.

심지어 H보험사 관계자도 “올해 3월경부터 계속 코로나 관련 전화를 받고 있다”며 “오는 전화 절반 이상이 재택치료자들한테서 오는데 업무에 차질이 많다. 민원을 좀 넣어달라”고 토로하기까지 했다. 

이어 “몇개월간 저희 쪽에서 전화번호 좀 바꿔달라고 요청했는데 여태껏 바뀌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보건소에서 그렇게 안내한 적이 없다는 식으로 말해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취재결과 해당 문자는 H보험사가 3월경 구매해 사용 중인 전화번호였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2월부터 재택·백신 통합 행정안내센터를 운영 중이었는데 이후 번호가 바뀐 내용을 수차례의 민원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 것이다.

이에 안내문자를 보내온 행안부 국민비서 측에 연락해본 결과 국민비서 관계자는 “저희 쪽에서 직접 문자를 발송해 드리는 게 아니라 보건복지부나 보건소에서 안내문자를 보내고 있다”며 “여기가 아니라 자치구나 보건소에 전화해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상황을 전혀 모르는 일반 시민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국민비서 관계자는 “용산구에 사시는 다른 분들로부터도 같은 문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가 안내받았던 지역은 용산구로, 최근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하루에도 600명이 넘는 확진자들이 나오는 동네다. 하루에도 수백명이 코로나19 관련 문자를 받고 또 안내번호로 전화를 하고 있는 만큼 ‘제발 민원 좀 넣어달라’며 호소하는 말이 빈말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용산구 코로나 재택·백신센터 통합 행정안내센터 관계자는 “이 문의 내용은 국민비서에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행안부 국민비서와 용산구 보건소가 서로 자기 담당이 아니라며 떠넘기는 모양새에 시민들의 혼란과 불편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가 용산구 보건소에 시정을 요구하자 보건소 측은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보건소 연락처 정보가 국민비서 알림과 연동이 되고 있는데 안내된 번호는 올해 상반기에 운영 종료한 행정안내센터 번호로 현행화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담당자에 수정 요청해 보건소 재난안전대책본부 대표번호로 변경조치했다”며 “불편을 끼치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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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제공: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202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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