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몸풀기 들어갔지만
주호영 “실무형 비대위 아냐”
이준석, 13일 기자회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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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10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지난 9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된 주호영 의원은 10일 “당의 안정과 혁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을 중점적으로 (비대위원을) 인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에 반발해 서울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주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시한을 정해놓고 있지는 않지만 가급적 빨리하는 것이 좋다”며 “(인사) 추천도 들어오고 있다. 오늘 내일은 비대위원과 비서실, 보좌역 인선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현재 접촉 중인 외부 인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당장 접촉하지는 않고 후보군을 모아 여러 의견을 듣고 접촉하게 될 것”이라며 “미리 접촉하면 확정 안 된 상태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전임 지도부 일원이었던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포함돼야 하는지를 묻자 “고민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준석 대표와 만남 타진에 대해선 “다각도로 접촉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전날 비공개 화상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를 직접 만나 화합을 위해 ‘명예로운 퇴진’을 설득해야 한다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서울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집권여당 대표가 소속 정당의 결정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국민의힘 분열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주 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 전자로 접수했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9일 “가처분 신청 합니다. 신당 창당 안 합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이 대표는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중앙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지난달 8일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국민의힘은 배현진·조수진·윤영석·정미경 최고위원이 줄사퇴하면서 지도부가 붕괴하자 비대위 전환 과정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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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7.27 (출처: 연합뉴스)

당헌상 비대위로 전환되면 이 대표를 비롯한 전임 지도부는 자동 해임된다. 이 대표는 절차적 정당성 등을 문제 삼아 비대위 전환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법적 판단을 구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법원이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이 대표는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본안소송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투쟁 동력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반면 법원이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이 대표는 대표직 복귀 희망이 줄어드는 것을 물론 대표가 당내 혼란을 고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상 정계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주 위원장은 전날 SBS와 인터뷰에서 “절차상 하자가 치유됐다”면서 “저는 전문가들과 당 사무처 관계자들로부터 가처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법적으로 하자 없다는 보고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 의장도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의원총회에서 비상상황이라는 것을 의원들이 동의해서 최고위에서 의결했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서 의결된 상황”이라며 “(법원이) 정치적 판단을 존중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결국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던 국민의힘 내홍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 비대위 출범에 따라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지금까지는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았는데, 지금부터는 고민하려 한다”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촉구했다.

나 전 의원 외에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안철수, 김기현, 장제원, 정진석, 주호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토론회와 공부모임 등을 통해 당내 기반을 다지고 있는 안철수‧김기현 의원의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대표 출마 인원이 많아지는 이유는 국민의힘이 비대위 이후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지도부 임기를 사실상 2년으로 보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비대위 후 출범하는 새 지도부는 2024년 총선 공천권 행사 등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 위원장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빠른 시간 안에 정상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해 당의 리더십을 안정시키는 일”이라면서도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실무형으로 비대위를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국회 전에 비대위 임기를 빠르게 마치고 당을 조속히 안정화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그러면 비대위를 할 게 있겠나.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라. (그렇게) 하면 된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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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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