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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헌트’ 포스터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고기도 많이 먹어본 사람이 안다고 했다. 영화 ‘헌트’는 23년 연기 내공을 지닌 ‘감독’ 이정재가 잘 만든 액션 첩보물이다.

10일에 개봉하는 ‘헌트’는 1980년대 안기부에 숨어든 스파이 ‘동림’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았다. ‘헌트’는 이정재의 첫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그의 절친인 배우 정우성이 23년 만에 함께하면서 수많은 시선을 모았다. 거기다 이정재는 연출과 함께 주연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정재는 연출과 함께 안기부 해외팀 차장 ‘박평호’ 역을 맡았으며 정우성은 국내팀 차장 ‘김정도’ 역을 맡았다. 이와 함께 박평호와 김정도를 각각 보좌하는 방주경과 장철성 역에는 전혜진과 허성태가 함께했다.

영화의 시작은 미국. 미국을 방문한 대통령을 경호하는 눈빛이 사납다. 건물 밖에서는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책임을 대통령에게 묻는 시위가 한창이고 미국 CIA는 한국 대통령 암살 사건을 파악한다. ‘대한민국 1호 암살’은 막았지만 국가기밀을 빼내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분명 겉은 같은 안기부 소속이건만 박평호와 김정도는 서로를 ‘동림’으로 규정한 채 탐색에 나선다. 영화 제목처럼 서로가 서로를 사냥하기 위해 집요하게 약점을 찾아 나선다. 이를 위해 그들의 심복과도 같은 방주경과 장철성 역시 숨 가쁘게 뛰어다닌다. 결국 김정도 측은 박평호를 사냥하기 위해 그가 보살피고 있는 대학생 조유정(고윤정)을 잡아 나서고 박평호 역시 중앙정보부 출신인 김정도를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

영화는 우리가 여태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과 픽션을 적절히 섞어 긴장감을 조성한다. 1980년대 뜨거웠던 민주화운동과 잔인했던 경찰의 고문, 서로가 서로를 사찰하는 눈치싸움은 125분의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고 긴장감 있게 끌고 간다. 다만 역사적 사건과 픽션을 섞는 과정에서 조금의 불친절함은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이번 영화의 백미는 이정재와 정우성의 치밀한 첩보전 그리고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액션이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해 온 이들의 얼굴과 몸에서 퍼지는 액션은 얼굴만 봐도 이 액션이 얼마나 치열하면서 처절한 것인지 이해시키기에 충분하다. 범죄도시2의 주인공인 마석도의 맨손 액션은 없어도 박평호와 김정도의 날카로운 눈빛과 긴장감을 조성시키는 상황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거침없이 끌고 들어간다.

특히 마지막 하이라이트에 등장하는 카체이싱과 캐릭터의 입체적인 변화는 관객들의 뒤통수를 얼얼하게 때리기도 한다. 그렇다. 영화 ‘헌트’는 이정재가 오랜 시간 ‘영화인’으로 쌓아온 내공을 연출로 쏟아낸 작품이다. 거기다 각본까지 맡으면서 제작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덕분에 작품은 제75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아 상영된 후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 영화를 눈 떼게 할 수 없는 것은 역대급 특별출연이다. 주연인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극의 중요 장면에서 등장하는 특별출연은 극의 흐름을 바꾼다. 사실 보고 있으면 지금 제대로 보고 있나 싶을 정도다. 주지훈, 박성웅, 김남길, 조우진, 황정민, 이성민, 유재명 등 역대급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단순히 특별출연에 그치지 않고 신스틸러로 활약해 극을 이끄는 역할까지 해 관객의 마음을 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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