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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만의 한 신문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관련 뉴스를 1면 지면에 대서특필하고 있다. 아시아를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은 이날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뉴시스)

 

외신들 비판 목소리 악감정 심화

중국 웨이보 13억 조회수 화제1

대만인 과반수 전쟁공포감 불안정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악감정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외신에서 나왔다. 대만 내에서도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한 여론이 나뉘었다. 중국은 즉각 외교적으로 반미 감정을 드러냈다.

-중 악감정, 동맹 입장 난처

뉴욕타임스(NYT)2(현지시간)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직후 싱크탱크 관계자 등의 시점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이번 방문을 두고 미국과 중국 사이의 악감정을 새로운 정점으로 치닫게 할 수 있으며, 미국의 동맹을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보니 글레이저 저먼마셜펀드 소속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이 매체에 펠로시 의장의 방문 시점을 지적했다. 그는 때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순방의 여파 속에서 중국과의 관계 회복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레임덕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생산적으로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크게 느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마이크 치노이 남캘리포니아대 미중센터 연구원(CNN 기자)는 최근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펠로시 의장이 이번 방문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상황이 나빠지면 남겨져서 그 후과를 마주해야 하는 건 결국 대만 시민들이라고 꼬집었다.

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만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갈등을 감수하는 건 너무 위험하다동시에 두 강대국과 전쟁을 벌이지 말라는 건 지정학의 기초라고 지난 1일 칼럼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NYT에 따르면 대만 및 양안관계 전문가 웬티성 호주국립대 연구원은 대부분의 대만인은 기뻐할 것이다. 이는 미국-대만 관계의 중요한 신호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초강대국이 대만의 민주주의로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볼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 관심 폭발대만, 전쟁 불안감

가디언은 이번 방문에 맞춰 진행한 여론조사를 결과를 보도했다. 이날 가디언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기 전에는 대만인들이 별로 전쟁을 걱정하지 않았으나, 이후 전쟁에 대한 우려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대만의 뉴스 설문에서 응답자 3분의 2가 펠로시 방문으로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며 불안정성이 커졌다고 답했다. 가디언은 펠로시 의장이 전쟁의 공포를 제기하며 대만 내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로 현지 분위기를 표현했다. 라디오 토론에서는 전쟁 관련 대비와 대피 방법이 거론됐으며 청취자들이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이는 불장난 하면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하며 중국이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에 맞춰 실사격 훈련 등 군사적인 압박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내에서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초유의 관심사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도착한 2일 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이용자들은 비행 상황의 스크린샷과 펠로시 의장 도착 장면을 실시간으로 올렸다. ‘#대만 언론 보도 펠로시 도착 22:00#’이라는 해시태그는 이날 오후까지 13억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웨이보에서 인기 화제 1위를 차지했다. 검색어 순위에는 펠로시 방문과 중국 정부의 반응 등과 관련한 내용이 10위권을 장악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반발을 즉각 외교 상황에 반영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지 않을 계획이라고 3일 중국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방문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관측통들은 이번 결정(회담 무산)을 방문의 심각성과 미국의 도발에 대한 중국의 분노를 반영하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국내에서 경제, 정치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2(현지시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자국 민족주의를 자극해 지지를 끌어모을 수는 있지만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그에게도 유리할 게 없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은 가을 당 대회(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3연임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폐쇄 정책으로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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