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중간요금제 두고 논란
정치권, 요금제 재논의 요구
시민단체도 합세해 시정 촉구
과기정통부, 개입 명분 부족
이종호 “절차·규정대로 결정”
KT·LGU+, 8월 중 신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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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천지일보 2022.07.11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SK텔레콤이 출시하기로 발표한 5G 중간요금제를 두고 정치권의 개입이 거센 가운데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통신 업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유보신고제는 요금인가제 폐지 후 도입된 제도로 통신사들이 요금제를 신고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출시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유보신고제인 만큼 정부가 최소한의 반려 기준으로 15일 내 심사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요금인가제 폐지 전에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지나칠 출혈 경쟁을 유도하거나 부당한 요금을 청구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였지만 실제로는 KT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이 반복되면서 담합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 3CEO의 간담회가 있던 지난 11일 오후 과기정통부에 월 3만원 초반에 데이터 8(온라인 전용), 59000원에 데이터 24, 49000원에 8를 주는 5G 신규 요금제(중간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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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구현모 KT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CEO 간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11

49000원에 8데이터를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는 사실상 KTLG유플러스에만 있는 요금제를 SK텔레콤도 신설한 것으로 사실상 정책 취지에 맞게 내놓은 중간요금제는 월 59000원에 24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뿐이다.

그런데 요금제 세부 스펙이 발표되자 정치권의 공세가 시작됐다. “데이터를 최소 30이상을 줘야 한다는 의견부터 “20폭으로 요금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면서 주무 부처와 통신 사업자들에게 시정을 요구했다. 참여연대·한국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들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더했다.

과기정통부는 난감하다. 요금제 시정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유보신고제의 도입 취지와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인가제가 폐지됐지만 정부의 요금제 사전 검토가 여전히 관행으로 남아 있는데 실제 2020년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 과정에서 SK텔레콤의 5G 요금제 출시를 놓고 과기정통부가 사전 협의 과정에서 제동을 걸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때문에 정치권의 공세에도 통신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출시 신고서를 제출한 이상 정부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종호 장관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5G 요금제와 관련 논란은 있지만 검토할 내용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절차와 규정대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유보신고제에 맞게 15일 내 심사를 마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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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왼쪽부터),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CEO 간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11

KT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요금제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본 후 8월 중 결정할 예정이다. KT보다는 LG유플러스가 빨리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제 출시를 위해서는 내부적인 설득이 필요한데 KT2020년에 안 좋은 결과가 있었으니 이번에는 가장 늦게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205G 중저가 요금제 출시 당시 KT가 가장 먼저 월 45000원의 ‘5G 세이브와 월 69000원의 ‘5G 심플을 출시한 바 있다. 이후 이를 보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후발 주자로 내놓은 요금제 라인업이 KT에는 불리한 결과를 가져다줬다는 해석이다.

한편 통신 3사는 유보신고제 도입 이후 5G 중저가 요금제, 온라인 전용 요금제 등을 내놓으면서 사업자 간 요금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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