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108산사순례기도회에 참석, 다른 곳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서울시장 후보 간 네거티브 공세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가 구체적인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방 ‘흠집’ 잡기에 매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애초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후보는 “네거티브 선거를 지양하고 정책 선거를 하겠다”고 손가락을 걸었다.

하지만 나 후보 측은 ‘검증’을 앞세워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해 왔다. 박 후보에 대한 병역면탈·학력 의혹과 대기업 후원 등의 의혹을 현미경 위로 올린 것이다.

이 같은 전략 등으로 지지율에서 열세였던 나 후보는 박 후보와 오차 범위 내에서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박 후보 측도 네거티브를 무기로 역공에 나섰다.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19일 나 후보의 학력 등을 문제 삼았다.

우 대변인은 “오세오닷컴(www.oseo.com)의 나경원 후보 약력에 보면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로 기재돼 있다”며 학력 의혹을 제기했다. 나 후보가 시가 700만 원으로 신고해 재산등록을 한 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에 대해서도 “3천만 원대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700만 원으로 축소해 재산신고를 했다면 이는 현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나 후보 측은 즉각 “물 타기를 해보려는 의도“라며 ‘생트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나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나 후보는 자서전이나 판사, 국회의원 등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법학박사라고 한 적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23년 전 시어머니가 준 반지라고 한다. 이런 것까지 시비 걸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두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을 측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흐름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할 때 나경원·한나라당 대 박원순·민주당 간 네거티브 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치적 무관심층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컨설팅그룹 인뱅크코리아의 이재술 대표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쪽 모두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등 기존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부동층의 사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중도층의 분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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