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 많아 피해 클 전망
다중채무도 5년 새 4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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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시민들이 서울 강남 롯데월드타워에서 아파트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대출에 의존도가 높았던 2030세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 등 대출을 통해 무리하게 주택을 마련한 이들은 대출이자 부담에 ‘하우스푸어(주택 대출 상환으로 빈곤하게 사는 것)’가 될 위기에 처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국내 기준금리를 0.50%p 올렸고 기준금리는 연 1.75%에서 2.25%가 됐다. 이는 소비자물가가 6%를 넘어서는 등 24년 만에 정점을 찍고 있는 물가상승률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이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은 한국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해 시장에 빌려주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시중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부담이 커지고, 시중은행의 이자부담이 커지는 만큼 대출이자도 영향을 받는다.

또 올해 기준금리가 3%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금리가 7%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고, 2030세대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상반기부터 올해 1~5월까지 2030의 반기별 서울아파트 매매 비중은 34.6%→40.2%→41.1%→42.0→38.7%로 집계됐다. 최근 2년간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는 2030이 매입한 셈이다.

또 최근 수년간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대출로 주택을 사들인 2030세대가 많은 만큼 하우스 푸어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늘고 있는 점도 무시 못 할 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중 채무액은 603조원으로 2017년 490조원보다 22.8% 증가했다. 해당 기간 다중채무자는 417만명에서 451만명으로 증가했는데 채무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세대는 30대 이하로, 이들의 다중 채무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9조원으로 2017년보다 40조원 늘었다.

한편 정부는 한국은행의 빅스텝 발표 후 다음날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이자부담 경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청년대책과 관련해선 변동금리 주택담보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안심전환 대출을 20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고 저소득 청년에는 추가로 이자를 줄여준다고 밝혔다.

회의를 직접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서민들과 청년들에 부담이 전가되선 안 된다”며 “연체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이자감면, 원금상환 유예 등 청년 특혜 프로그램을 신설, 주택담보대출 상환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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