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진여객 노조, 11일 총파업 선언
파업 하루 만에 버스 정상 운행
“시민들 불편 안 겪었으면 해”
입석 문제 해결 위한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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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수원=류지민 기자] 시민들이 12일 사당역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14

[천지일보 경기=노희주·류지민 기자] “버스를 타고 가다가 향남 즈음 지나면 서서 가는 사람들이 생겨요. 차를 늘리지 않고 입석 금지하면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힘들 것 같아요.”

총파업에 들어갔던 경진여객이 정상 운행을 하고 있지만 입석 금지는 유지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한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8472번의 기점인 안중터미널에서 버스를 탄다는 최윤희(가명, 30대, 여)씨도 걱정 섞인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정부는 국토교통부의 훈령에 따라 서울·경기·인천의 광역버스를 비롯해 경기순환버스, 간선급행버스, 직행좌석버스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에 대해 입석 금지를 시행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시행한 조치였지만 입석 금지 조치는 시행 1달 만에 폐지됐다. 이는 오히려 교통혼잡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정부의 판단에서였다.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경기지부 경진여객운수지회(경진여객 노조)는 지난 6일 경기도청사 앞에서 쟁의행위 선포 기자회견 및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경진여객 노조는 경기도 버스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철폐와 현실적인 임금인상,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의 행보는 11일에도 이어졌다. 지난 11일 오전 노조는 수원역 광장에서 총파업대회를 진행했다. 광역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걱정이 앞섰다. 앞으로의 출퇴근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안 그래도 버스 타고 출근하려면 일찍 나와야 하는데 버스 파업이라니 상상할 수 없다”며 “당분간은 출근길이 치열할 것 같다”고 걱정 섞인 말투로 말했다. 다행히 경진여객 노조는 파업 하루 만에 광역버스 노선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다만 입석 금지는 15일까지 지속된다.

입석 금지가 계속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파업 후 정상 운행한 첫날인 12일 기자는 퇴근 시간대의 사당역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정류장에는 7770번 버스와 7780번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거리를 가득 채웠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은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저녁 8시까지 계속됐다.

수원에 사는 장연우(27, 여)씨는 “겨우 칼퇴근해서 버스 타려고 줄을 섰지만 일찍 와도 의미 없는 것 같다”며 “출근할 때 발 동동 구르며 기다렸는데 퇴근 때도 발 동동 구르며 기다려야 하니 너무 싫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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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평택=노희주 기자] 시민들이 13일 8472번 버스를 타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14

입석 금지 이틀째인 13일 평택 안중터미널 앞 버스정류장에서는 시민들이 우산을 든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8472번 버스의 좌석은 7770번 버스와 다르게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다.

박순덕(60대, 여)씨는 “수원으로 병원을 가는데 월요일에 버스 파업을 한다고 해서 엄청나게 걱정했다”며 “다행히 파업이 끝나고 버스를 운행한다고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입석 금지를 한다는데 파업은 임금협상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냐”며 “한 명이라도 더 태워야 할 거 같은데 왜 입석 금지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쪼록 잘 얘기해서 시민들이 불편을 안 겪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도원(가명, 20대)씨는 “양감에서 사는 친구가 있는데 출근 시간에 사람들이 줄 서 있으면 ‘못 타면 어쩌지’라는 마음에 초조하다고 했다”며 “아무래도 노선 뒤쪽에서 타는 사람들이 피해를 많이 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버스 파업보다 입석 금지가 더 파장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입석 금지가 지속되면서 국토교통부는 입석 문제해결에 나섰다. 우선 입석 문제 해소가 시급한 노선을 중심으로 전세버스 투입, 정규노선 운행 확대, 2층 전기버스 투입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국토부는 광역버스 이용객이 많은 수도권 남부지역 25개 노선의 출퇴근 시간 운행 횟수를 373회에서 514회로 확대하고 이용객이 많은 노선에 2층 전기버스 26대를 신규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광역버스는 15일까지 정상 운행하되 입석 금지는 유지된다. 경진여객 노조는 경기도와 경진여객운수 사측에 아무런 대안 마련이 없다면 더 강도 높은 투쟁을 진행할 거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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