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IB ‘동결’ 채권시장 ‘인하 논쟁 본격화’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대내외적인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대체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올해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계 IB들은 이번 달 기준금리가 동결된 데 대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9월 인플레이션 압력은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한은이 불확실성과 대내외 경기둔화 위험 등에 대해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초에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건은 “한은이 연내 금리동결을 유지하되 선진국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국내 성장 모멘텀이 양호한 수준을 보인다면 내년 3분기(7~9월) 중 한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도 제기됐다.

BNP파리바는 “미국과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 악화가 국내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연내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도 국제 정책공조 압력이 높아지는 데 따른 금리 인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7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선진국들은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나서고 신흥국은 기준금리 인하를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도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고 밝혔다.

동부증권도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기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겠지만 글로벌 경기 위축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만큼 연말부터 금리인하 논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신흥국 가운데 일부 국가는 이미 금리 인하에 들어갔다.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 6.75%에서 6.50%로 인하했다. 브라질도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50% 인하했다.

지난 13일 박혁수 현대증권 채권전략 연구원도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국제 정책공조 압력이 높아지면 통화당국의 정책금리 정상화 행보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하면 시장에서는 당국의 의사와 관계없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금리 인하는 물가 문제가 맞물려 있다. 현재 물가 수준은 4%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공공요금 인상과 기대 인플레 심리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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