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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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옥렬, 박순애 이 두 사람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에게 낯선 인물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두 사람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게 됐다. 한 사람은 만취음주운전 전력이 문제가 돼 명성을 크게 얻었고 또 한 사람은 제자들에 대한 성추행과 막말이 널리 알려지면서 명성을 얻게 됐다. 성추행은 지난 2014년 발생했지만 언론에 익명 처리되고 많은 언론이 기사를 쓰지 않으면서 묻히고 말았다.

어떤 정부에서건 장관으로 지명된 사람이 음주운전 또는 만취음주운전 전력자이거나 제자 성추행을 한 자라면 문제가 될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다. 이걸 예측 못했다면 사리 분별을 못하는 사람이다.

치명적인 하자가 있는 삶을 살았다면 장관직 아니라 더한 제안을 받았다 할지라도 고사했어야 한다. 장관으로 임명된 박순애씨는 임명하기 직전에라도 자진 사퇴했어야 했다. 박씨는 혈중알콜농도 0.251%라는 수치의 음주운전을 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장관에 임명됐다.

0.251%는 놀라운 수치다. 인사불성 단계의 음주운전이다. 적발 당시 면허취소 기준은 혈중알콜농도 0.1%였다. 지금은 0.08%다. 그때 기준으로 하더라도 150%나 초과된 수치다. 이 정도의 범법행위를 한 이력이 있으면 평생 근신하는 게 옳다. 관가에는 얼씬거리지 않았어야 했다. 그럼에도 삼갈 줄 모르고 장관, 그것도 교육부 장관 자리를 넘봤고 결국 꿰찼다.

송옥렬씨는 공정거래위원장에 지명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윤 대통령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공정’이라는 말이 들어간 정부 부서로 이 조직이 의미 있으려면 ‘공정’하게 운영될 뿐만 아니라 ‘공정’이라는 가치가 흔들리지 않고 구현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런 특별한 부서라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특히 공정거래위원장은 ‘하자’ 없고 흠결 없는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인물이어야 한다.

송옥렬씨는 교수 시절 제자들이 100명씩이나 있는 자리에서 옮기기도 민망한 수준의 성희롱 발언을 이어갔다. 송씨는 5일 언론간담회에서 인사 검증 처음부터 “이 문제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인사 검증 과정에서는 이야기가 충분히 됐다”는 말도 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더욱 치명적이다. 대통령실은 그의 성희롱 사실을 알고도 그를 장관 후보로 밀었다는 것이고 윤 대통령도 이 문제를 알고도 장관으로 지명했다는 거다. 참으로 놀랍다.

놀라운 얘기는 또 있다. 송씨가 밝힌 바에 의하면 당시 성희롱 사건은 서울대 총장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총장이 교수의 성희롱을 알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말이다. 이래서 ‘대학이 썩었다’는 말이 나온다. 그 당시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송 교수가 합당한 처벌을 받았다면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보수 교원 단체까지 나서서 반대했고 인사청문회조차 거치지 않았음에도 만취음주운전 전력자를 교육부 장관에 임명했고 성희롱 전력자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지명했다. 윤 대통령은 일생일대의 큰 실책을 범했다. 왜 그렇게 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얼마 전 대통령이 기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보면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이 성희롱을 한 인물이거나 만취음주운전 전력자라고 하더라도 ‘전문성과 역량’만 있으면 쓸 수 있다는 사고를 갖고 있다면 위험천만한 일이다. 도덕성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도덕성이 없는 인물이 장관 또는 공정거래위원장을 차고앉아 있으면 영이 서지 않는다. 자리 지키면서 국민 세금만 축내는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사회에 득이 되기는커녕 해악을 끼치는 존재가 될 뿐이다.

두 사람 모두 스스로 사퇴하기를 정중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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