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도 50% 초반 지지
인사 실패에 비선 논란 겹쳐
전문가 “이준석 갈등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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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2주 연속 나오면서 ‘허니문 효과(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초기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경향)’는 사라지고 벌써부터 위기가 찾아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인사 실패와 NATO 순방 이후 불거진 비선 논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징계로 인한 2030 세대의 이탈 등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힌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4~5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42.7% 부정 평가는 52.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에서 52.5%로 긍정 평가가 가장 높았고 강원·제주 51.0%, 부산·울산·경남 50.5% 서울 43.8% 경기·인천 35.2% 광주·전남·전북 31.1% 등 순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만 긍정 평가(57.7%)가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특히 보수의 지지세가 강한 TK 지역에서 50% 초반대의 긍정 평가를 보인 것과 윤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줬던 20대가 돌아선 것은 위험 신호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18세 이상 1028명을 대상으로 6일 발표한 여론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2.6%,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3.0%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와 40대에서 부정 평가가 60%를 넘었다. 특히 20대에서 부정 평가는 지난주 53.4%에서 한 주 만에 7.9%포인트 상승한 61.3%를 기록했다. 60대 이상에서만 긍정 평가가 55.8%로 부정 평가(37.2%)보다 많았다(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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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대 지지율이 급락한 원인으로는 이날로 예정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 문제를 다룰 윤리위원회 문제와로 인한 갈등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군 월급 200만원으로 상향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후퇴 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배우자 신모씨의 윤석열 대통령 순방 동행으로 불거진 비선 논란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맹공을 퍼부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의 대화 파트너로 간 것으로 보이는데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침소봉대적 정치공세”라며 “신씨는 ‘정부 대표 및 특별사절의 임명과 권한에 관한 법률’ 제9조에 의해 외교부 장관의 승인을 받고 정식으로 임명된 기타 수행원”이라고 반박했지만, 여론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장은 본지 통화에서 “2030에서 지지율이 빠지는 것은 이준석 토사구팽을 자신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 대표와의 갈등이 2030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권은 영남과 60대가 소위 ‘콘크리트’ 지지층인데 윤 대통령은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는가”라며 “결국 이재명과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막기 위해 지지해 준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하는 것은 없고 인사 실패와 비선 논란 등이 겹치니 지지율이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사 실패와 비선 논란 등에 대해 직접 돌파를 하는 것 외에는 없어보인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대로 가면 윤 대통령이 결자해지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며 “문재인 정권도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를 미루다가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보지 않았나.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역대 대통령들의 허니문 기간을 살펴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상당 기간 허니문이 있었다. 당선 다음 날인 2017년 5월 9일 취임한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무려 74.8%의 지지를 받았고, 이후에도 국정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해 취임 초기에는 87%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고공행진을 하다 9월이 돼서야 70% 아래로 떨어졌는데 최소 4개월은 허니문 기간을 누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략 6개월 동안 허니문 기간을 누렸다는 평가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3주차에 국정지지율이 44%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상승해 9월 2주차에는 67%를 기록했다. 그러나 9월 말 ‘기초연금 20만 원 공약’ 파기 후 지지율이 48%로 급락했고, 이듬해 4월 세월호 사건 이후에는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2008년 3월 초 국정지지율이 52%에 이르렀지만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을 일컫는 이른바 ‘고소영’ 인사파동으로 3월 말 조사에서는 38%로 하락했다. 이후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서 5월 말에는 지지율이 21%로 추락하면서 MB정권의 허니문은 취임 한 달만에 허망하게 끝나게 됐다. 윤석열 정권도 허니문 기간이라고 불리는 취임 한 달여 만에 국정 수행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면서 MB 정권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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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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