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일부 지역에만 ‘타랑께’
시민 “타랑께 설치확대 원해”
어르신, 어플 사용에 어려움
북구, 카카오바이크·지쿠터 등
올해 타랑께 예산 4억 9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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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5일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유료주차장에 전동킥보드 지쿠터가 주차돼 있다. ⓒ천지일보 2022.07.06

[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최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킥보드·자전거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광주광역시에서 ‘공유 모빌리티’를 둘러싸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자리싸움이 치열하다.

공유 모빌리티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는 데 기여하는 각종 서비스나 이동 수단을 폭넓게 일컫는 말로 지쿠터, 카카오 바이크, 공공자전거 등이 해당된다.

지난 4~6일 본지가 찾은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부근은 광주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타랑께’, 공유킥보드 플랫폼 ‘지쿠터’,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공유자전거 등 공유 모빌리티 등으로 가득했다.

◆광주 공공자전거 운영실태

작년 5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전동킥보드의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킥보드 시장은 주춤하는 반면 공유자전거 시장은 날개를 달았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운영하는 전기자전거와 광주시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자전거의 영역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타랑께는 “타라니까”의 전라도 방언에서 유래한 공유자전거로 광주시는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무인대여자전거 이름을 ‘타랑께’로 정했다. 타랑께는 5개의 자치구 중 서구 일부 지역에만 설치됐으며 원하는 곳에서 대여해 사용한 후 지정된 주차장에 반납하는 녹색교통수단이다. 

광주시 도로과 관계자는 “타랑께의 장점은 저렴한 이용요금”이라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바이크가 기본요금 1500원에 분당 100원을 받은 데 비해 타랑께는 1일 1000원에 불과했다.

전기자전거 카카오바이크는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반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나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자전거에 비해 요금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평소 카카오바이크를 자주 이용한다는 전남대학교 학생(25)은 “전기자전거라 무더운 여름날 땀을 별로 흘리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면서 “밤늦게 탈 수 있는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바이크를 타면 백도 쪽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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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타랑께 추자장에 광주시에서 운영하는 타랑깨, 광주시 서구에서 운영하는 공유자전거 등이 함께 주차돼 있다. ⓒ천지일보 2022.07.06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공유자전거는 어떨까.

현재 서구는 공유자전거를 운행 중이나 북구는 재작년 공유자전거 운행을 중단하고 올해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실제 서구 치평동 주민센터 앞에 있는 타랑께 주차장에는 광주광역시 서구 로고가 찍힌 자전거와 타랑께가 나란히 서 있었다.

공유자전거를 관리하는 광주시 치평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서구는 공유자전거를 운영 중인데 대여는 한번 빌릴 때 2주가량 빌릴 수 있고 연장은 한 번 가능하다”며 “주로 40~50대 주민들이 사용하고 월 2~3건 정도 대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랑께와 지쿠터 이런 유료서비스에 비해 공유자전거는 무료인 게 장점”이라고 부연했다.

운영을 중단한 상태인 북구의 상황을 살펴봤다. 전남대학교 후문 카카오바이크와 약 200m 떨어진 북구청사 외벽에는 ‘공유자전거 보관대’ 푯말이 부착돼 있었다. ‘공유자전거를 무료로 이용하세요’라는 안내문 옆에는 거미줄과 수북이 쌓인 먼지로 덮인 북구청 공유자전거 발견할 수 있었다.

북구 건설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북구청 공유자전거는 지난 2020년에 운영을 중단하고 산동교 거점 터미널에서만 운영하고 있다”며 “이제 코로나19가 풀리니 다시금 북구청 앞에서 시행하려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5일부터 자전거이동무상수리센터를 운영하는데 여기서 2년 동안 운영을 중단해 녹슨 공유자전거를 고쳐 북구청 앞에도 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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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4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청사 옆에 위치한 광주북구 공공자전거. 지난 2020년에 운영이 중단돼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천지일보 2022.07.06

◆‘길목’ 불편함은 보행자의 몫

인도나 도로에 방치된 공유 모빌리티로 불편을 겪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쓰러져 있는 지쿠터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여러 대 세워져 있는 공유 모빌리티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깨를 돌려야만 했다.

해오리어린이공원에서 노인일자리 일을 한다는 박경자(가명, 75, 여)씨는 “지쿠터를 타고나면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에 둬야 하는데 길 한가운데 놔두고 그냥 가버린다”며 불편해했다. 박씨는 “보다못해 길 한가운데 방치된 지쿠터를 치우려고 손을 댔는데 지쿠터에서 ‘삑삑’하며 큰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다”면서 “무게도 상당해 어디에 치우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30일 바로소통광주에 올라온 금호동 만호초등학교 재학 중인 한 초등학생은 “요새 카카오바이크,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마땅한 주차장이 없다 보니 인도나 도로가에 방치돼 있다”며 “전동킥보드를 피하려다가 다른 사람도 부딪혀 넘어진 적이 있다”며 카카오바이크와 전동킥보드 주차장을 만들어달라고 제안했다.

보행자와 자동차 통행 방해로 들어오는 민원이 많지만 치우는 것 말고 마땅히 규제할 방안이 없는 것이 광주시 도로과 관계자의 입장이다.

북구 건설과 관계자 또한 “카카오바이크 같은 경우에는 북구청 직원들과 업체와 단톡방이 있다. 그 단톡에 민원이 들어온 장소를 알려주면 업체가 가서 치우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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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한 시민이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인도 한가운데 주차된 전동킥보드 지쿠터를 피하기 위해 몸을 비틀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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