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 기념식에 시진핑 주석 참석
‘일국양제’ 여론조사 결과 발표 미뤄져
경비 강화한 홍콩경찰… 집회 점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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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6월 30일 홍콩에 도착해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시 주석 부부는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 참석차 전용열차로 홍콩 서구룡역에 도착했다. 2022.07.01.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일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지 25주년이 됐다. 중국이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를 시행한 지 25. 앞으로 남은 25년을 놓고 홍콩인들의 생각을 물은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돌연 미뤄졌다. 향후 일국양제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BBC 보도에 따르면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를 앞두고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가 발표 연기에 개입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홍콩민의연구소는 당초 같은 달 28일 예정이던 일국양제 25주년 중간 여론 조사결과 발표를 돌연 이달 5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명보는 유관 정부 부처가 위험평가를 한 후 권고한 데 따른 연기라면서 유관 부처를 국가안전처로 추정했다. 국가안전처는 기념일 당일 집회계획 등을 살피며 소란을 일으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시 주석 방문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국양제는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중국이 홍콩에 대해 특별행정구역으로 인정하고, 향후 50년간 곧 2047년까지 사회경제 부분에서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시행됐다. 이에 따라 홍콩은 시민의 자유가 인정되는 유일한 중국 영토가 됐다. 중국 본토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언론·집회 및 표현의 자유가 허용됐다.

하지만 시진핑 국가 주석이 정권을 잡은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 20207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후 홍콩의 중국화가 시작됐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처리돼 202071일부터 시행된 법안으로,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국가보안법이 발효된 후 일부 홍콩 주민들은 경찰 직통 전화에 불손한 이웃을 신고하기 시작했고, 학교에서 교사는 내 집은 중국에 있다라는 48권의 책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애국심을 고취시켜야 했다. 공공도서관에 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넬슨 만델라에 관한 책을 포함한 수십권의 책이 사라졌다. 홍콩의 고위 관리들은 본토의 관료들과 마찬가지로 오른손을 들고 중국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다. 시민 4~5명이 현수막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는 시위는 범죄 행위가 됐다.

선거제도의 개편에 따라 홍콩의 최고 책임자(행정장관)는 이제 시민이 아닌 위원회에 의해 선출되며 행정장관 후보는 중국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 홍콩의 재계도 고층 빌딩의 외국계 은행대신 중국 국영기업들이 주요 건물들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젊은 홍콩인들에게 중국의 남부 도시인 선전과 광저우에서 공부하고 일할 것을 권장했다.

이는 홍콩에서 자유가 사라지는 단면이었다. 홍콩은 지난 반 세기 동안 중국 내에서 시민들의 자유를 인정하는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했다.

1949년 중국 내전 이후 홍콩은 본토의 공산주의 통치를 피해 도망친 사람들의 피난처 역할을 했다. 1950년대 정치적 숙청의 대상이었던 지식인 집단, 이후 기근과 문화혁명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 서민들이 홍콩으로 이주했다. 1952~1965년 사이 최소 150만명이 공산당으로부터 홍콩으로 피난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 반환 협정은 19841219일 중국과 영국 정부가 홍콩의 이양을 결정한 협정이다. 일명 중영 공동 성명(中英共同聲明)’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식 명칭은 홍콩 문제에 관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와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 정부의 공동 성명이다.

1842년 아편 전쟁 이후 영국과 청나라 사이에 체결된 난징 조약에 따라 홍콩 섬은 영국이 차지했다. 1860년 베이징 조약으로 주룽 반도 남단부는 영구히 영국령이 됐고, 1898년부터 99년간 영국은 홍콩을 지배했다.

홍콩의 중국 반환 문제가 대두된 것은 19829월 영국 마거릿 대처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양국 지도자 사이에 홍콩 문제에 대한 토의가 진행됐고, 외교 채널을 통한 22차례의 회담 끝에 19841219일 베이징에서 대처 총리와 자오쯔양 총리 사이에 홍콩 반환 협정이 체결됐다. 이 조약에 따라 홍콩은 199771일 중국에 이양됐고,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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