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조’ 쌍용차 인수전 다시 시작… 새 주인 핵심은 ‘자금력’
회생시한까지 6개월 남아
쌍방울그룹, 인수전 참여
SM그룹은 참여반대 밝혀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쌍용자동차가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합병(M&A)이 불발되면서 ‘재매각’과 ‘청산’의 기로에 놓였다. 회생계획 인가 시한까지 6개월이 남은 가운데 쌍용차를 품을 수 있을 정도의 자금조달력을 가진 새 주인이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전에는 3~4곳이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이 계열사 광림을 통해 계열사 컨소시엄을 구성,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공식화했고, 지난해 9월 쌍용차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이앨비앤티와 SM그룹 등 모든 업체가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SM그룹의 경우 인수전 참여에 대해 부인했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선 곳은 쌍방울이다. 쌍방울은 이미 쌍용차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에 구두로 인수 의향을 밝히고 이번주 중 인수의향서(LOI)를 쌍용차 측에 제출할 계획이다.
특히 쌍방울은 쌍용차를 인수 시 광림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광림은 중량물 운반을 위한 이동식 크레인 사업과 전기작업차·청소차·소방차 등 특장차 사업을 하는 업체다. 현재 특장차를 만들기 위해선 완성차를 구입한 후 일부를 뜯어내 특장차로 개조하고 있는데, 쌍용차를 인수하면 이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고 생산 속도를 단축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쌍방울그룹은 연간 매출 4400억원 규모로 앞서 인수를 추진했던 에디슨모터스(약 900억원)보다는 규모가 크다. 또한 쌍방울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마련했던 1200억원가량의 자본금도 마련한 상황이다. 특장차 제조 계열사인 광림과 비비안, 아이오케이, 나노스 등 7개의 상장계열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는 매출 2조원대 쌍용차를 인수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관측이다. 또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비비안, 나노스, 아이오케이 등이 순손실을 내고 있는 것과 광림이 지난해 순손실 230억원을 낸 점이 우려된다. 비비안은 32억원, 아이오케이 361억원, 나노스 275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1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M&A 투자계약을 체결했지만 에디슨모터스 측의 인수대금 미납으로 계약이 ‘자동해제’ 돼 다시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인가 종료 시점은 10월 15일이다. 이 기간 안에 새 인수자를 찾아 관계인집회를 열고 최종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인가 종료 시점까지 새 인수자를 찾지 못 하면 법원이 M&A를 주도하거나 최악의 경우 ‘청산’ 절차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