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설 연휴 마지막 날, 귀경객 붐빈 서울역… “내일 출근하려면 검사 받아야”
“손주들 큰 모습에 놀라기도”
“차례 지내러 고향에 다녀와”
“음성 나와 출근 지장 없었으면”
[천지일보=이우혁, 정승자 기자] 설 연휴 마지막 날 고향에서 가족들과 명절을 보낸 귀경객들이 서울역에 속속들이 도착했다.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일부 귀경객들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역사 앞 임시선별검사소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2일 오후 2시 서울역에는 고향을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사람들의 손에는 고향에서 챙겨온 듯한 선물꾸러미가 있었고, 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붐비는 역사를 빠져 나갔다.
고향을 방문했던 시민들은 고향에 있는 부모님이 손주들을 오랜만에 보고 놀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마산에 다녀왔다고 밝힌 김화영(40, 여)씨는 6살 윤상혁군의 손을 꼭 잡으면서 “언제 고향에 다녀온 지 기억도 안 난다. 적어도 1년은 넘은 것 같다”며 “부모님들이 아이들 큰 모습을 보고 ‘언제 이렇게 컸냐’며 놀라기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고향에 잘 내려가지 못하는데, 기차를 타면서도 아이들이 마스크를 꼭 쓰게해야 해서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군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봐서 어땠냐는 물음에 “마산 할머니집에 갔는데, 오랜만에 할머니를 봐서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강릉에 다녀온 박지영(29, 여)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자기 폭증해서 부모님도 걱정을 많이 하신다. 내려오지 말라고도 하셨었는데, 그래도 부모님 얼굴을 본 지 너무 오래돼 갔다 왔다”고 밝혔다.
음력 새해를 맞아 차례를 지내기 위해 고향을 다녀온 사람들도 있었다.
충남 홍성에 다녀온 이하상(60대, 남)씨는 “차례를 지내러 고향에 갔다 오는 길”이라며 “부모님이 연로하신데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 때문에 차례만 지내고 바로 서울에 왔지만 마음이 무겁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여명에 달했다. 이를 의식한 영향인지 역사 앞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는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특히 연휴 마지막 날, 내일 출근을 앞두고 검사를 받으러 온 직장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박의중(27, 남)씨는 “이번 설 명절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부산에 다녀왔다”며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내일 출근을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서는 여유롭게 지낼 수 있어 좋았는데,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출근에도 무리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군산에 다녀온 홍우택(가명, 50대)씨는 “확진자가 최근 크게 늘었고 내일 당장 출근해야 해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또 “부모님은 걱정이 된다고 오지 말라고 했지만 1년 간 부모님 얼굴을 뵈지 못했고 그래서 다녀오게 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