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전환해도 고위험군 피해 막기 어려울 것… 5월 위중증 4000명”
오미크론發 확진자 1만명↑
“영국·남아공과 국내 달라”
전문가 “개인방역수칙 강조”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본격적인 오미크론의 공습이 시작되면서 국내 신규 확진자는 처음으로 1만명 이상을 돌파했다. 앞서 오미크론이 우세종화된 남아공·영국 등과 같이 급증한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이 나오기도 하지만, 국내 상황은 다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단계로 내달 3일부터 방역체계 전환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전문가는 정부의 오미크론 대응을 타당하다고 보면서도 사실상 재앙 수준의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신규 확진자는 1만 3012명 발생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종전 최다인 전날(8571명)보다 4441명 늘어나 하루 만에 기록을 다시 썼다.
오미크론이 본격화하면서 빠른 속도로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 전파력이 기존 델타 변이보다 2배 이상 높은 오미크론이 우세종화하면서, 전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1주 전인 19일의 5804명의 2배 이상이고 2주 전인 12일 4383명의 3배에 달한다.
국내보다 앞서 오미크론이 가장 먼저 우세종화된 남아공의 사례를 보면 오미크론이 처음 확인된 이후 8주 만에 감염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12일 신규 확진자 수가 3만 7875명에 달했던 남아공에서는 지난 20일 3960명을 기록하며 거의 10분의 1로 줄었다. 영국도 지난해 12월 15일 7만 7000여명에서 올해 1월 4일에 21만 8000여명으로 확진자가 3배 가까이 폭증한 뒤 24일 8만 8447명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체계적인 방역관리로 코로나19 감염자가 현저히 적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76만 2983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약 1.4%다. 반면 남아공 누적 확진자 수는 358만 5888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6%다. 영국은 전체 인구의 24.2%(1608만7348명)가 감염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하면서 자연면역을 획득한 사람들 비중이 훨씬 적다는 것이다.
◆전문가 “국내, 해외상황과 달라”
전문가는 국내 상황은 영국 및 남아공과 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외와 국내 상황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거의 모든 국민이) 자연면역이 생기려면 7월에서 8월까지 가야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단계를 전국적으로 내달 3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대응단계에서는 확진자 규모를 억제하기보다 고위험군 대상으로 위중증·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 방역·검사체계가 전환된다. 이에 동네 병원·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진료를 시행하고,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도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부터 선제적으로 실시한다.
엄 교수는 정부의 고위험군 위주의 방역대응에 대해 타당하다고 동의를 하면서도 위중증·사망자 폭증은 막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를 대응하는 것에 대해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3차 접종 등을 해도 본인 스스로 조심하지 않으면 폭증을 막기 어려울 것”고 말했다.
정부의 방역대책이 도움 되지만 개인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위중증·사망자 등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엄 교수는 현재의 거리두기 조치를 포함해 방역체계를 유지해도 오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는 위중증 환자가 4000명 이상 누적되며 중환자 병상을 모두 사용해도 부족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