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입 안 된다” 반발에도… 불교계 21일 대규모 ‘전국승려대회’ 강행
[천지일보=김민희 수습기자] 국내 최대 불교종단이라 꼽히는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이 현 정부의 종교편향을 이유로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약 5000명이 모이는 전국승려대회를 연다.
불교계 안팎에선 대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조계종은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한단 입장이어서 행사 당일 충돌 우려도 나온다.
교계에 따르면 ‘조계종 종교 편향 불교 왜곡 범대책위원회’는 이날 전국승려대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통행세 발언과 문재인 정부의 종교편향 등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
20일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리는 승려대회는 명고와 명종을 시작으로 전체 대중이 불교전통식으로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한다.
같은 시각 전국 사찰에서도 동시에 총 6타를 타종한다. 이어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의 고불문 낭독, 참회진언 108독, 봉행위 상임집행위원장 총무부장 삼혜스님의 경과보고, 봉행위원장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봉행사, 종정예사 교시(유시)로 진행된다. 종정예하 진제 법원대종사 교시(유시)는 원로의장 수봉 세민대종사가 대독한다.
이어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도각스님의 대회연설,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의 연대사,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정문스님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이어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특위 위원장 선광스님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석가모니불 정근에 이어 전국비구니회장 본각스님이 발원문을 낭독한다.
청와대 등으로 이동하는 거리행진 등의 실천행사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최종적으로 진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승려대회 당일 좌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준수하기 위해 빈 좌석을 포함해 3000석 가까이 배치된다. 조계사 대웅전을 중심으로 마당 전체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은 물론 조계사 주차장과 우정공원까지도 별도 좌석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주요 사찰 주지를 비롯해 중앙종무기관 교역자, 30개 종단 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승려, 재가불자 등 5000여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방역지침 위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르면 종교행사 개최시 백신 접종자만으로 참가자를 구성할 경우 최대 299명까지 허용된다.
원행스님은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이 원치 않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만일의 사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총무원 집행부에서도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경건한 승려대회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자”고 당부했다.
민주당의 거듭된 사과에도 불교계가 승려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자 당 내부에서는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 지칭하는 등 이번 대회에 있어 기폭제 역할을 한 정청래 의원이 자진 탈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와 정 의원은 재차 사과의 입장을 전하기 위해 이날 승려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승려대회를 정치행사로 규정하고 이를 반대하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촛불시민연대는 2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불교계 집단행동은 국민 건강에 위협을 가하면서까지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노골적인 정치행보”라며 “종교가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종교의 순수성을 잃게 된다.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