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대 달러환율 상승에 기업들 촉각… “수출엔 호재, 원자재 수입엔 악재”

2022-01-07     김현진 기자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953.97)보다 33.44포인트(1.13%) 내린 2920.53에 마감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1009.62)보다 29.32포인트(2.90%) 내린 980.30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6.9원)보다 4.1원 오른 1201.0원에 장을 닫았다. 2022.1.6

수출상품 가격경쟁력 올라가지만 수입부담은 커져

美연준 공격적 긴축 예고로 달러 강세 예상

“환율 급등 대비해 대만처럼 외환보유 충분히 해야”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예고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유는 통상 원화 약세 흐름은 수출 기업에는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에 호재지만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에게는 부담이라 악재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4.1원 오른 12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200원을 넘은 것은 2020년 7월 24일(1201.5원)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5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공개한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조기 정책금리 인상은 물론 양적 긴축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기업들은 원화 약세가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보면서도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데 대해서는 부담이다. 따라서 변동성이 크지 않게 안정적으로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 가장 부담이 적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화 약세는 수출 물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산할 때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지난해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 가치가 10% 떨어지면 수출이 늘면서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1.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장비·운송장비, 기계·장비, 컴퓨터·전기 및 광학기기 등이 원화 약세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산업으로 분류됐다. 반면 석탄 및 석유, 목재·종이, 1차 금속은 피해가 늘 수 있는 업종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원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국내 물가가 상승하고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소비 위축은 기업들의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므로 국내경제는 침체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과거와 달리 환율이 경영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환율이 추가로 급등할지 여부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환율은 주가와 반대 관계가 있어 환율이 오를 경우 주식시장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경우 무역 의존도가 세계 2위이므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에너지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이기도 하므로 물가도 같이 오르기에 좋지 않은 측면이 더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로선 환율이 안정적인 현상을 유지하는 게 제일 좋은 상황이겠다”고 말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환율이 1600원까지 오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대만처럼 외환보유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항상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새해 첫 날인 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 ‘임인년(壬寅年) 새해 첫 수출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프랑크푸르트행 KE-529편 화물기에 국내기업의 가전과 반도체 등의 수출품을 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