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확산세 다시 고개… 오미크론 확산에 입국 규제 의미 있나?

2022-01-04     홍보영 기자
[도쿄=AP/뉴시스] 4일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새해 소망을 빌기 위해 간다 묘진 신사를 찾고 있다. 간다 묘진 신사는 새해에 사업 번창, 가정 안녕, 좋은 인연 등을 바라는 참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2022.01.04.

확진자 500명서 일주일만에 1000명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확산이 본격화한 가운데 일본에서 최근까지 잠잠했던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휴가철로 접어든 일본은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이동에 따른 대확산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은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일본 보건당국에 따르면 수도 도쿄의 경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10월 둘째 주부터 두 자릿수에 접어들어 11월과 12월에는 지속적으로 100명을 넘기지 않았는데, 새해 들어 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103명이 보고됐고 이날은 151명이 추가됐는데, 150명 이상이 나온 건 지난해 10월 3일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 지난해 가을부터 급감한 확진자 수 영향으로 강력한 방역조치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일상으로 상당 부분 복귀했다. 완화된 방역조치에 더해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로 대규모 공연장과 각종 스포츠 경기장, 새해 첫날 백화점과 종교 시설 등에는 코로나 이전을 방불케 하는 인파가 몰렸고 도시의 주요 철도역과 공항도 고향을 오가는 발길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 하는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어 일본 정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이날 민영방성국 NNN이 자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내 오미크론 감염자가 1000명을 넘었다.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500명(검역 확진자 포함)에서 불과 1주일도 되지 않아 2배가 늘어난 셈이다.

그간 오미크론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던 홋카이도에서도 이날 처음으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 현재 일본의 47개 광역 지자체 가운데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지자체는 30곳에 근접하고 있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감염자의 절반 이상은 해외에서 일본으로 들어온 입국자와 입국자의 밀접 접촉자라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최근 해외 체류 이력이 없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 감염 사례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 확산이 퍼지면서 지난달 초부터 시작됐던 해외 유입 방지 정책의 유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입국 규제 정책은 전 세계에서 일본 입국에 필요한 신규 비자 발급에서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단하는 강력한 유입 방지 정책이다.

여기에 이미 발급받은 체재 비자를 보유하고 일본을 떠났다가 회귀하는 외국인이나 일본인 귀국자는 체재 국가의 오미크론 상황에 따라 짧게는 3일, 길게는 10일 동안 일본 정부가 지정한 시설에서 격리하고 격리 이후에도 자택격리를 요청하는 등 오미크론 변이의 일본 내 유입 차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100%에 가깝게 오미크론 감염자가 공항 검역에서 확인됐던 지난 한 달 동안 이런 차단 정책이 효과를 보였지만, 지난달 하순부터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해외에 다녀온 적도 없고, 오미크론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도 확인할 수 없는 일본 지역사회 내 거주자에게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은 강력한 입국 규제 정책으로 시간을 벌었지만, 오미크론 지역 감염이 일본 내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이상 일각에선 방역 정책의 기조를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입국 규제 정책이 일본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시간을 버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엄격한 유입 차단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서 일본 내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