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에 갈린 남녀 선호도 품목… ‘볼거리 vs 먹거리’

2021-12-27     황해연 기자
2021년 구매 객단가 기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제공: G마켓)

남성, 먹거리·취미 생활에

여성, 영상 시청에 ‘투자’

남녀 간 뚜렷한 차이 보여

개성 중요시하는 ‘MZ세대’

‘젠더리스 향수·의류’ 인기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올 한 해 동안 여성은 ‘볼거리’에, 남성은 ‘먹거리’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이 2021년 한 해 구매 객단가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전년 대비 TV를 비롯해 각종 영상 시청을 위한 디지털 가전에, 남성은 먹거리와 취미 생활 등에 많이 소비했다.

여성 고객의 경우 TV 구매 객단가가 전년 대비 39% 신장했으며 유튜브·OTT 등 디지털 영상을 소비하는 노트북과 태블릿도 각각 19%, 13% 크게 올랐다.

반면 남성 고객의 경우 TV 구매 객단가는 28%로 여성보다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소고기(38%), 쌀(27%) 등 신선식품 전체 객단가와 관련해서는 여성 고객(5%)보다 훨씬 높은 18%를 차지했다. 가공식품 역시 남성 고객의 객단가가 11% 증가했다. 이 중 캔·통조림(22%), 간편조리식품(10%) 증가 폭이 컸다.

남성 고객은 취미에도 적극적이었다. 여성 고객(4%)에 비해 남성 고객의 경우 프라모델·피규어(23%), 퍼즐·게임(12%) 등 취미 용품 객단가가 15%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소비자가 집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며 “여성은 주로 영상을 시청하면서 시각적 즐거움을 찾은 반면, 남성들은 맛있는 음식과 취미 생활로 집에서 무료함을 달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근 급격히 찾아온 영하권의 겨울 날씨에 인기를 끌고 있는 호빵·군고구마 등의 겨울 간식 선호도도 남녀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CU가 지난 10월 10일부터 11월 20일까지 겨울 간식 매출 비중을 확인한 결과, 호빵은 여성(27.4%)보다 남성(72.6%)이 많이 구매했으며 군고구마는 여성이 80.5%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입지별로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호빵은 산업지대·로드사이드 등 남성 유동 인구 비중이 높은 곳에서, 군고구마는 근린 복합상권 등 상대적으로 여성 상주인구가 많은 곳에서 인기를 끌었다.

CU에서 모델들이 호빵과 군고구마 등 편의점 겨울 간식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 BGF리테일)

명품에 대해서도 남녀 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필웨이’가 실시한 중고명품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실제 보유한 명품 브랜드로는 여성의 경우 샤넬·루이비통·구찌 등의 명품백, 남성의 경우 스톤아일랜드·톰브라운 등의 패션이나 롤렉스 등의 명품 시계 브랜드가 많았다.

다만 최근에는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고 나타내고자 하는 MZ세대로 인해 유통업계는 성별보다는 개개인의 개성을 중요시하면서 ‘한정판’ ‘희소성’을 강조한 제품들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이는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MZ세대의 이목을 끌기 위함이다.

특히 패션·뷰티업계는 성별, 나이 등의 경계를 허물고자 ‘젠더리스(성의 구별이 없으며 중성적이라는 의미)’ 스타일의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올해는 남녀 상관없이 모두가 사용하기 좋은 젠더리스 ‘향수’나 ‘의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LF가 예년 대비 30%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닥스골프에 이어 ‘더블 플래그’를 지난해 9월 론칭했다. 더블 플래그는 커가는 골프 시장 규모 및 골퍼들의 취향에 맞춘 영 골프 웨어 브랜드로 바운더리스 골프를 메인 슬로건으로 골프 웨어와 일상룩, 성별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 가볍게 소화할 수 있는 젠더리스 스타일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