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규제에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2금융권은 늘었다

2021-12-08     김누리 기자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고강도 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오늘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동시에 중단한다. 주택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대출은 중단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과 집단잔금대출, 서민금융상품 판매는 유지한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는 지난 19일 저녁부터 중단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천지일보 2021.10.20

은행 가계대출 3조원 상승

풍선 효과에 2금융 2.9조↑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줄었다. 다만 은행권의 규제를 피해 상호금융 등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시 확대됐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 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원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 4000억원 늘어난 776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주택거래 관련 자금수요 둔화,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 영향을 받았다.

주택거래 관련 자금 중 하나인 은행 전세자금 대출은 지난 8월 2조 8000억원에서 9월 2조 5000억원, 10월 2조 2000억원, 11월 2조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지난 7월 5만 9000호에서 8월 5만 6000호, 9월 4만 5000호, 10월 4만 3000호로 감소했다.

지난달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82조 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이 10월(5000억원)과 비슷하지만, 9월(8000억원)보다는 적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 계절적 비수기, 대출금리 인상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대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한은은 12월에도 주택거래 등의 비수기, 가계대출 관리 노력 등이 이어지는 만큼 일단 연말까지는 현재의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전(全)금융권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 9000억원 증가하며 전월(6조 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소폭 축소됐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7.7%로 지난 4월 10%까지 확대된 이후 차츰 내림세를 걷고 있다.

11월 중 주담대는 주택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5조 2000억원)보다 감소한 3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공모주 청약의 영향으로 2조원 늘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 9000억원 증가해 전월(1조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상호금융이 2조 1000억원 늘어 전월(400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특히 새마을금고의 경우 대출이 1조 4600억원 급증하며 지난달 말 가계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둔화됐지만 기업대출 증가세는 여전히 가팔랐다. 기업대출은 9조 1000억원 증가해 1068억 400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이 일부 기업의 지분투자 등을 위한 대규모 차입의 영향으로 2조 8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코로나19 금융지원, 시설자금 수요 등의 영향을 받아 한 달 새 6조 4000억원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