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페이 연동’ 개발 마무리… 공식 오픈 시점은 미지수
은행계 카드사 플랫폼 개방 적극적
후발주자 “타사 지배력 키울라” 주저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앞으로 특정 카드사 ‘페이(앱카드)’로 여러 카드사의 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각 카드사의 앱카드 플랫폼 상호 개방을 위한 규격 개발이 마무리되면서다. 그러나 카드사 간 입장이 엇갈려 서비스가 언제부터 공식 오픈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가 발주한 ‘카드사 간 상호 호환등록을 위한 연동규격 및 표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개발사업’이 최근 마무리됐다.
여신협회는 올해 초부터 각 카드사의 앱카드 플랫폼을 타사 카드에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하나의 간편결제 앱에서 여러 회사의 카드를 등록·이용할 수 있도록 호환 시스템의 규격을 개발했다.
카드사 페이 플랫폼이 개방되면 한 카드사의 앱카드 플랫폼만으로 여러 카드사의 페이를 번갈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신한카드와 KB카드를 모두 가진 회원은 KB페이나 신한플레이 중 하나만 깔아도 다른 카드를 등록해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카드업계는 올해 5월 앱카드 등록 개방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결제·금융 플랫폼이 간편결제를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자사 페이 플랫폼의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는 중소카드사도 페이 개방에 합의했다.
다만 카드사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해당 서비스가 언제 공식 오픈될지는 미지수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는 페이 플랫폼 개방에 적극적이지만,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등 비(非)은행계 카드와 페이 후발 주자는 서비스 참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 간 회원 수 차이가 크기에 자칫 선발 주자의 시장지배력만 키워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참여를 주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신한카드가 운영하는 신한플레이는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수 1380만명, 월간 활성이용자(MAU) 635만명으로 집계됐다. KB국민카드의 KB페이도 비공식적으로 600만명가량의 회원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등은 카드업계 페이 플랫폼 개방에 참여할지 아직 검토 중이다.
합의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며 일각에선 내년 초나 상반기 중에 2∼3개 카드사만으로 먼저 페이 등록 개방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업계 내에선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에 맞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대부분 카드사가 페이 등록 개방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