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험도 1주 만에 2단계 상향… “접종 유효기간 검토”
수도권, 의료대응역량 한계상황 봉착
상황 더 악화할 경우 ‘비상계획’ 시행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표가 빠르게 악화하자 방역당국이 위험도 지표를 1주 만에 두 단계를 올리고 방역 강화에 나섰다. 백신접종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접종 유효기간’ 설정 방안까지도 검토 중이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당국은 일상회복 시행 2주차였던 지난 11월 7~13일 ‘낮음’ 단계였던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3주차인 지난주(11월 14~20일) ‘높음’ 단계로 1주 만에 2단계 상향 조정했다.
특히 감염 확산세가 큰 수도권의 경우 의료대응 역량이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고 판단하면서 이 지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 단계로 올리고, 상황이 더 악화하면 일상회복을 중단하는 ‘비상계획’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당국은 3개 영역, 17개 세부지표로 된 새로운 코로나19 위험도 평가 기준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당국은 매주 위험도를 ▲매우 낮음 ▲낮음 ▲중간 ▲높음 ▲매우 높음 등 5단계로 평가해 발표한다.
앞서 당국은 11월 2주차 위험도를 전국은 ‘낮음’, 수도권은 ‘중간’, 비수도권은 ‘매우 낮음’으로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1400명대가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전국적으로는 3000명대 규모가 지속되고 있다. 위중증 환자도 500명대에 육박하는 등 위험 신호가 나오고 있다. 병상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지난주 77.0%를 기록했다. 직전 주 평균 62.6%보다 상승해 80%에 근접했다.
주간 사망자 수는 161명으로 직전 주(사망자 127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특히 위중증 환자의 83.7%, 사망자의 94.4%는 코로나19에 취약한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경우 코로나19에 확진됐을 때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젊은층보다 크다.
60세 이상이 전체 확진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35.7%(6835명)로 직전주(32.6%)보다 증가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규모가 갈수록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추가접종률은 아직 7.5%로 낮은 수준이다. 추가접종을 통해 떨어진 백신의 효능을 올려야 하는데 이 또한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방역패스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신으로 획득한 면역이 크게 감소하는 시점이 되면 감염 고위험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제한하면서 추가접종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방역지표가 매우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면서 “신속한 추가접종과 방역패스의 접종 유효기간을 설정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청장은 “우리나라는 백신패스 효력 기간을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외국에서는 백신 접종 후 면역력이 유지되는 6~9개월 정도로 유효기간을 정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등은 추가접종을 방역패스에 연동해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면역이 떨어짐에 따라 감염이 증가하는 최근 양상을 고려할 때 방역패스에 유효기간을 설정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줬다”며 “정부 내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