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월 국세 59.8조 더 걷혀… 나라살림은 74.7조원 적자
정부, 초과세수 10조원대로 전망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올해 9월까지 한 해 국세수입이 작년 대비 60조원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나라 살림 적자는 그보다 더 많은 75조원에 육박했고, 국가채무 증가세도 계속됐다.
또한 4분기부터 세수 증가세가 둔화돼 2차 추가경정예산 대비 초과 세수는 10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발언한 ‘올해 초과 세수 40조원’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여당은 초과세수 19조원의 여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앞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추가지급을 반대하는 야당에 대해 “나라 곳간이 꽉꽉 채워지고 있으며, 올해 전체 초과세수 40조원을 사용하면 된다”며 “부자 나라에 가난한 국민이 온당한가. 흉년이 들어 백성은 굶는 데 곳간에 쌀을 잔뜩 비축해 두는 것과 같다”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1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세수입은 274조 5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9조 8천억원 증가했다. 1∼9월 진도율(연간 목표 대비 수입 비율)은 87.3%로 집계됐다.
세목별로 보면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의 영향으로 법인세(65조 2천억원)가 15조 1천억원 늘었다. 법인세 진도율은 99.4%에 달했다. 이는 정부가 당초 걷으려던 법인세가 올해 9월 말까지 대부분 거의 들어왔다는 의미다.
자산시장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취업자 수가 늘면서 양도소득세·근로소득세 등 소득세(86조 9천억원)도 21조 8천억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56조 5천억원)도 8조 8천억원 증가했다.
9월 한 달 기준 국세수입은 26조 3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4조 1천억원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세수입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재부는 2차 추경 대비 10조원대의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이날 전망했다. 앞서 기재부는 2차 추경을 편성하며 올해 국세 수입을 본예산(282조 7천억원) 대비 31조 5천억원 늘어난 314조 3천억원으로 추계했다.
기재부는 당시 본예산 대비 초과 세수(31조5천억원)를 활용해 국민 약 88%에 지급하는 1인당 25만원의 상생 국민지원금과 상생 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사업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세입 경정 이후에도 경기 회복과 자산시장 호조가 이어지며 올해 세수는 2차 추경 당시 예상치보다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긴 하다.
다만 정확한 초과세수 전망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여당은 초과세수가 19조원이라고 못을 박았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올해 세수 초과액이 당초 7월에 정부가 예상했던 31조원보다 19조원 더 많은 50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2차 추경에 활용한 재원 외에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초과세수가 20조원에 육박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난 정부는 4분기부터 세수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보고 조심스럽게 10조원이 약간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세수입 이외 1∼9월 세외수입(22조 2천억원)은 2조 6천억원 증가했다. 1∼9월 기금수입(145조 6천억원)은 25조 5천억원 증가했다. 3분기(7∼9월) 말 기준 기금수입 진도율은 85.1%로 최근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세수입과 세외수입, 기금수입을 합친 1∼9월 총수입은 442조 4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8조원 늘었다. 1∼9월 총지출은 472조원으로 37조 2천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1∼9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29조 6천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적자 폭은 작년 동기 대비보다 50조 8천억원이 감소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4조 7천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 적자 폭 역시 작년 동기 대비 33조 8천억원 줄었다.
9월 기준 국가채무는 926조 6천억원으로 8월(927조 2천억원) 대비 6천억원 감소했다. 이는 9월 중 국고채 상환이 이뤄진 영향이다. 다만 10월 기준 국가채무는 936조 5천억원으로 다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