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도 작년 다주택자 1년새 3.6만명 늘었다
다주택자 232만명 ‘역대 최대’
비율은 통계작성 후 첫 감소
각종 규제에 증가폭은 ‘둔화’
상·하위 10% 집값 격차 47배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출 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에도 지난해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3만 6000명 늘었다. 다만 전년과 비교해 증가폭은 2배 이상 줄어든 것으로 다주택자 규제 약발이 어느 정도 먹힌 모양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주택소유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총 2092만 6710가구 가운데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1173만 가구(56.1%)이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 가구 수도 동시에 늘고 있어 주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무주택 가구는 919만 6539가구로 전체의 43.9%를 차지했다. 무주택 가구수는 전년(888만 6922가구)보다 30만 9617가구 늘어났다.
전국에 주택을 소유한 사람 수는 1469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 늘었다. 주택을 한 채만 보유한 사람은 전체의 84.2%인 1237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두 채 이상 가진 사람은 전체의 15.8%인 232만명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수는 1년 전 228만 4000명에서 3만 6000명 늘었지만, 차지하는 비중은 0.1%(15.9→15.8%)포인트(p) 감소했다. 다주택자 비중이 줄어든 것은 통계작성이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2012년 13.6%에서 2019년 15.9%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2018년과 2019년 각각 7만 3000명, 9만 2000명 늘었던 다주택자 증가수가 꺾이는 모양새다.
다만 비중이 전년보다 0.1%포인트 줄어든 것은 전체 주택 소유자수가 늘어나면서다.
주택을 두 채 보유한 사람은 183만명(12.5%), 3채 보유한 사람은 29만 7천명(2.0%), 4채는 7만 6천명(0.5%), 5채 이상 보유한 사람은 11만 7천명(0.8%)이다. 서울에서 다주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년 새 15.8%에서 15.2%로 내려갔다. 세종은 20.4%에서 19.8%로 하락했다.
차진숙 행정통계과장은 “특히 투기과열지역인 서울, 경기 등을 중심으로 줄어든 모습”이라며 “최근 강한 주택 규제 정책들이 나온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주택 자산가액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상위 10%의 평균 집값은 1년 전보다 2억원 넘게 오른 13억원으로 하위 10% 평균 집값의 46.7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소유 가구의 주택 자산가액 기준 10분위별 현황을 보면, 10분위(상위 10%) 주택 자산가액(공시가격 기준)은 13억 900만원이었다. 2019년 11억 300만원에서 18.6% 상승한 것이다. 반대로 1분위(하위 10%)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2800만원으로, 전년(2700만원) 대비 3.7% 오르는 데 그쳤다. 상·하위 10%간 집값 격차는 2016년 33.8배→2017년 35.2배→2018년 37.6배로 계속 벌어지다 2019년에는 41배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