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론 점차 힘 받는데 김만배는 조사 불응… 시간이 야속한 검찰
김씨, 건강 이유로 조사 거부
수사팀 확진에 소환 못하기도
구속 뒤 조사 한 차례만 진행
구속기한은 오는 22일 만료
이재명, 조건부 특검론 수용
곽상도 뇌물의혹 수사도 속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경기도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인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씨가 건강상 이유로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조건부 특검론을 거론하는 등 검찰의 마음이 급한 상황이지만 시간이 야속하게 흘러가는 중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 검사)은 이날 김씨를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김씨가 출석을 거부했다. 김씨는 전날도 개인 사유로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김씨는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원무과를 통해 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일 김씨를 구속했지만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팀 내에서 부장검사를 포함해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 조치 등의 이유로 조사가 미뤄졌다. 현재 자가격리에 들어간 인원 등을 포함하면 10여명이 출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이 때문에 김씨는 구속 이후 지난 8일 유일하게 조사를 받았다. 김씨와 함께 ‘대장동 4인방’ 중 한명인 남욱 변호사는 지금까지 8일과 10일 두 차례 조사를 받았다.
김씨와 남 변호사의 구속기간 만료일은 한 차례 연장까지 포함하면 오는 22일이다. 물론 검찰은 김씨와 남 변호사를 기소해 이들을 풀어주는 일은 없을 테지만, 최대한 꼼꼼한 공소장 작성을 위해선 하루하루가 아쉬운데도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현재 정치권에선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 이야기가 탄력을 받고 있다. 야당은 예전부터 특검을 주장했고, 특검에 비관적이던 이 후보도 전날 조건부 특검 수용 의사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전날 전훈클럽 토론회에서 “검찰 수사를 일단은 지켜보되, 미진한 점이 있거나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 형식이든 어떤 형태로든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엄정한 책임 추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의 미진함’을 조건으로 단 만큼 검찰로선 특검 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만한 확실한 수사결과를 보여야 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검은 기본적으로 국회가 합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수사상황을 지켜보고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특검 가능성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검찰은 신속한 수사를 위해 김씨가 수감된 구치소를 직접 방문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특검에 앞서 대장동 의혹의 또 다른 축인 곽상도 의원의 뇌물 의혹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국회는 이날 곽 의원의 사직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검찰은 의원직을 상실한 곽 의원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곽 의원은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이 곽 의원을 보고 준 뇌물이 아니냔 의혹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