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치료제 40만명분 확보… “내년 2월 도입”

2021-11-09     홍보영 기자
알약. (출처: 게이티미지뱅크)

“의료대응 도움될 수 있을 것”

임상서 사망 확률 절반 감소

머크, 30일 FDA 안전성 평가

국내선 대부분 2·3상 진행 중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더불어 게임체인저라 불리는 먹는(경구용) 치료제가 내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먹는 치료제는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중환자 급증을 막는 등 피해 최소화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40만 4000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확보를 결정했고, 내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가 먹는 치료제의 국내 도입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내년 1~2월쯤 도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머크(MSD)와 먹는 치료제 20만명분을 구매계약 했고, 화이자와 7만명분의 선구매 약관을 지난달 체결했다.

나머지 13만 4000명분 선구매는 치료제 개발 3사인 미국 머크·화이자, 로슈와 협의 중이며, 국내외 치료제 개발 상황을 고려해 구매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먹는 치료제는 기저질환 및 고령 등 고위험 요인을 가진 코로나19 경증·중등증 환자에 처방될 예정이다. 이후 확진자 발생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가 구매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식약처 사용 승인 후 결정할 방침이다.

알약. (출처: 게이티미지뱅크)

3개 회사 중 개발이 가장 빠른 제약사 머크는 연내 1000만회분, 내년 2000만회분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머크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현재 미국, 유럽연합 등의 보건 당국에 사용 신청이 들어가 검증 중이다.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이달 30일 이 약의 안전성 및 효능 데이터를 평가할 예정이다.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으면 몰누피라비르는 먹는 약 형태로 승인된 최초의 코로나 치료제가 된다.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뿐 아니라 화이자와 로슈사도 올해 안으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화이자는 경구용 치료 후보물질 ‘PF-07321332’를, 로슈는 경구용 치료 후보물질 ‘AT-527’을 두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머크의 먹는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는 입원율과 사망률을 절반가량 낮추는 효과를 보였고,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는 증상 발현 사흘 내 투여 시 입원·사망 확률이 89% 감소하고, 닷새 안에 복용 시 확률이 85%까지 떨어지는 효과를 나타냈다.

영국은 지난 4일 최초로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를 승인했다. 일본에서도 이 치료제를 연내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승인 신청을 위해 심사 당국과 협의 중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상회복 이후 확진자 증가를 피할 수 없어 병상 대비를 해야겠지만, 치료제가 도입되면 큰 혼란 없이 의료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먹는 치료제 개발 현황은 종근당의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이 지난 9월 30일 해외에서 3상 시험 계획을 첫 승인받았고, 신풍제약은 현재 2상과 3상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대웅제약은 각각 췌장염 치료제로 쓰여 온 카모스타트 성분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경우 임상2·3상을 승인받았다. 지난 1월에는 코로나19 예방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해 7월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부광약품도 먹는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의 중등증 환자 대상 2상 시험을 가졌으나, 통계적 유익성을 확보하지는 못했고 개발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