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대진표 완성… 이재명 ‘정권재창출’ vs 윤석열 ‘정권교체’ 격돌

2021-11-05     명승일 기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지사. ⓒ천지일보DB

최근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한 흐름

李·尹, 대장동·고발사주 의혹 중심에

檢 수사 결과에 따라 막판 혼전 양상

與도 野도 후보 단일화 변수로 지목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마침내 내년 3월 대선의 최종 대진표가 짜였다.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후보와 맞붙는다.

5일 여야에 따르면, 정권재창출을 부르짖는 이 후보와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은 윤 후보가 대선 본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심판 여론이 정권재창출 여론보다 10%p 이상 높다. 이로써 이 후보는 정권심판 여론의 파고를 넘어서야 하는 반면 윤 후보는 ‘반문(反文)’ 정서를 고리로 정권교체 여론에 불을 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대선 본선에서 진보·보수 양대 진영이 최대한 결집하기 때문에 중도층·무당층을 사로잡아야 한다. 이 후보가 최근 음식점 총량제 등 선명성 있는 정책을 던진 것도 중도층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과 무관치 않다.

나아가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정권교체 여론을 희석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1일 1실언’이란 평가가 있었던 윤 후보를 상대로 ‘무능 프레임’도 앞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대장동 의혹의 중심에 자리한다. 최근엔 대장동 의혹 핵심인물인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가 구속되면서 야권의 대대적인 공세에 직면했다. 야권은 이 후보가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게이트’란 프레임을 내세워 야권의 공세를 돌파하려고 하지만, 여론의 의구심은 가시지 않은 상태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두 사람의 윗선이자, 김만배의 ‘그 분’인 이 전 지사에 대한 수사는 피할 수 없다”며 “이제 검찰 수사는 당연히 이 전 지사에게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윤 후보 역시 고발사주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윤 후보는 검찰권을 사유화했다는 고발사주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상태다.

민주당 조정식 상임총괄선대본부장은 회의에서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윤 전 총장과 일가의 부정비리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고발사주 논란과 부산 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 배우자와 장모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을 거론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에 최종 선출된 후 홍준표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결국 대장동·고발사주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 방향에 따라 두 후보 모두 막판까지 승부를 예단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윤 후보가 정권교체란 바람을 타고 있지만, 경선 과정에서 나온 준비가 덜 됐다는 평가를 벗어나야 한다. 대한미국의 5년 미래를 이끌 청사진을 보여주는 등 정책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여야 후보 단일화 역시 내년 대선의 변수로 손꼽힌다. 여야 지지층이 최대한 결집한 상황에서 일대일 대결 구도로 가지 않으면, 내년 대선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열린민주당 등을 염두에 둔 여권 대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뿐 아니라 호남 탈당 인사를 겨냥한 당내 대사면을 주장했다. 하지만 범여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양자대결은 그 자체로 퇴행”이라며 후보 단일화와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야권 단일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이에 따라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안 대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는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역시 단일화가 선결 또는 필수 불가결 조건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윤 후보는 안 대표와의 단일화 또는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의힘과 지지층이 겹치는 안 대표가 5%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한 상황에서 대선을 완주할 경우, 보수층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단 정권교체 민심이 커지고 있고, 정당 지지율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5% 이상 뒤진다. 더욱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라며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논란 이후 특검을 거부하면서 대통령-이재명-민주당의 ‘트리플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선은 야당으로 판세가 기울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