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나로 단일화”, 이준석 “무운을 빈다”… 야권, 벌써부터 단일화 신경전
安, 연일 완주 의지 내비쳐
李 “먼저 제안할 것 없어”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제20대 대선 출마를 한 뒤 야권에서 단일화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안 대표는 완주 의사를 내비치며 연일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무운을 빌어드렸다”며 ‘야권 대통합’을 두고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안 대표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라며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1야당 후보가 되신 분이 양보해준다면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소속 이태규 의원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단일화든 공동정부든 지금 안철수 대표는 전혀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이러한 발언에 이 대표도 맞대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5월 한 토론회에서 안 대표가 “지금 대선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 전혀 있지 않다”고 언급한 내용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딱 6개월 전인 5월 4일에 이미 (안 대표가 출마할 것을) 알려 드렸다”고 작성했다. 이어 “그때 댓글을 보면 아무도 안 믿었다”며 “그때도 무운을 빌어드렸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국회에서 주한 EU대사 접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저희 쪽에서 먼저 제안할 것이 없다. (안 대표는) 당긴다고 당겨지는 분도 아니고 민다고 밀쳐내지는 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안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 일변도로 가던 야권 경선이 안 대표의 출마로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 대표와 공동정부를 창출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안 대표와 지난 8월까지 몇 번 만났다. 이번 대선에는 분리돼서 출마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데 안 대표도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여러 애증 관계가 있지만 안 대표한테도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하자’고 (했고) 꼭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단일화 안 하면 4년 전 대선의 재판이 될 것”이라며 단일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