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치솟는다… 은행 대출, 중단 없지만 연내 5% 가능성
가계대출 총량규제 영향
우대금리 축소에 상승세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전세대출도 조만간 5%대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대출은 가계부채 규제에서 제외된 만큼 매매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국민·신한·하나은행의 전세대출 최고 금리가 연 4% 중반대까지 올랐다. 각각 국민은행이 연 3.36~4.36%, 신한은행 연 3.11~4.01%, 하나은행 연 3.19~4.49% 등이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유지하면서 전세대출 금리는 연 2%대에 그쳤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상된 이후에도 대출금리 상단은 연 3% 중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전세대출이 가계대출 폭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상황이 급변했다. 가계대출 조이기에 들어간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폐지하고 가산금리를 상향하면서 최근 들어 4% 중반대까지 급등했다.
금융당국이 실수요자의 고충을 감안해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한다고 했지만 이러한 기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지난 9월부터 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0.2%p, 0.15%p 올렸다. 우리은행도 같은 달 전세대출인 우리전세론 우대금리 항목을 축소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고 일어나면 금리가 뛴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금리의 빠른 인상은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반영한 것이지만, 급격한 금리인상세 자체가 매우 이례적으로 비춰지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가 아닌 혼합형(고정형) 금리의 상승 폭이 더 컸다. 지난달 29일까지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모두 상단이 5%를 넘어갔다. 각각 국민은행이 연 3.88~5.08%, 신한은행 3.88~5.08%, 우리은행 4.24~5.04%, 하나은행 3.946~5.246%를 기록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35∼4.68%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8월 말(3.02∼4.17%)보다 하단이 0.33%p, 상단이 0.51%p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