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한파’ 온다… 은행들 “올 4분기 대출 심사 더 깐깐하게”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 4분기 가계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이번 주 중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가계부채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인 것과 함께,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의 신용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 대출은 영업실적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중 국내 은행이 예상한 4분기 신용위험지수는 20으로, 전분기(10)보다 10%p 높아졌다.
이번 대출행태 서베이는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국내 총 203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3분기 동향과 4분기 전망에 대해 실시했다. 지난 3개월간(7~9월) 대출 동향과 향후 3개월간(10~12월) 전망을 설문 조사해 –100에서 100 사이의 지수로 표시한다.
지수가 양(+)을 나타내면 금융기관의 대출태도가 완화된다는 의미다. 양에 가까울수록 대출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연장해 대출이 이전보다 쉬워진다. 반대로 지수가 음(-)을 나타낼수록 금융기관 대출태도가 강화돼 대출이 전보다 어려워진다.
올해 4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 지수는 –12로 집계됐다. 전분기(-15)보다 다소 높아졌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차주별로 대기업이 3, 중소기업이 3을 나타냈다. 대기업의 경우 영업실적 개선 기대로 인해, 중소기업은 중소법인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 연장 등으로 대출 태도가 완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의 경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강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들은 4분기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 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를 –32로 전분기(-29)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자금대출과 주담보대출을 아우른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의 경우 –15로 전분기(-35)보다 다소 완화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과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 증대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에 이어 국내은행들의 대출태도 강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는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개인별 원리금상환비율(DSR) 40% 적용 확대 시기를 앞당기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가계부채 추가대책을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신용위험지수는 20을 나타냈다.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은 전분기보다 소폭 상승해 3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일부 취약업종,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환 능력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21을 기록했다. 가계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주의 소득개선 지연 우려와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아 전분기보다 크게 오른 18로 집계됐다.
대출수요 지수는 전분기(27)보다 다소 낮아진 12를 기록했다.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겠지만, 정도가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운전자금 확보와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각각 6, 12를 나타냈다.
가계의 경우 주택대출 수요는 3분기 수준을 유지, 일반대출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국내은행들이 가계의 주택자금 수요의 경우 보합 수준을, 일반자금 수요는 대출금리 상승과 연소득 이내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따라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