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경기흐름 예상대로라면 내달 추가인상 고려”

2021-10-12     김현진 기자
(서울=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높은 물가상승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11월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특히 현재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다고 진단한 만큼 내달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0.75%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계속되는 물가상승과 급증하는 가계부채로 인한 금리인상 압박에도 한 달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이날 임지원, 서영경 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국내 소비자물가가 덩달아 오르고 있는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유가를 비롯해 에너지 가격이 지속되거나 더 높아진다면 유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수개월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상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곧 10월에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대를 다시 찍는다면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앞으로 국내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가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 추경(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으로 점차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으로 전망했다.

물가와 관련해선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해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고, 근원인플레이션(농산물·석유류 제외)율은 대체로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금통위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3월과 5월 두 차례 인하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1.25%→0.5%)까지 낮췄다가 지난 8월 26일 15개월 만에 처음 0.25%포인트 올렸다. 이는 그간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부작용으로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이 심해지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도 커진 데 따른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