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오징어게임 열풍에 ‘한글’ 매력 포텐 터졌다
한글 가사, 알파벳 보고 따라해
세종학당은 한국어 대회 열어
한류·먹방 등 한글 단어 26개
옥스퍼드 사전에 추가 등재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K팝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한류의 바람을 타고 한글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비대면으로 한국어를 접한 외국인들의 한글 사랑은 커졌고, 온라인에서는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한국어 실력을 뽐내는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영어사전에서는 26개의 한글 단어가 추가로 실렸다.
◆한류 문화, 한글 전도사 되다
한글 전도사의 중심에는 K팝 가수들의 활약이 있다. 먼저 방탄소년단(BTS)은 최근 유엔총회에서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참석해 한국어로 연설했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전 세계에 울려 퍼진 한글이 ‘아미’들의 언어가 된 것이다.
또한 방탄소년단과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협업 싱글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RM, 슈가, 제이홉 등이 직접 작사한 한국어 가사가 담겼다. ‘매일 밤 네게 날아가’ ‘꿈이란 것도 잊은 채’ ‘나 웃으며 너를 만나’ ‘나를 밝혀주는 건’ ‘너란 사랑으로 수놓아진 별’ 등 노랫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던 전 세계인들의 마음에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곡은 지난해 공개된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에도 담겼다. 이 곡은 비영어권 노래로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으로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달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6530만 명을 넘은 블랙핑크의 신곡도 마찬가지다. SNS를 통해 신곡을 접한 전 세계의 팬들은 한글 노랫말을 알파벳을 보고 따라 부르고 있다. 게다가 영화 ‘기생충’ ‘미나리’에 이어 이번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열풍으로 한국어에 대한 세계적 위상은 급부상하고 있다.
◆한글 교육, 전 세계 ‘활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는 한글날을 맞아 방탄소년단의 한글 서체 그래픽을 활용한 굿즈를 선보였다. 이는 전 세계의 팬들이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을 통해 한글의 매력을 접하고 체험할 수 있게 기획됐다.
한글날 하루 전날인 8일에는 전 세계에 있는 세종학당 학생들이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대회’에는 전 세계 82개국 234개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 외국어 학습자 2071명이 참가했으며, 예선과 본선을 통과한 10명이 이번 결선에 진출했다.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아누부티 카카티씨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인도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가르치는 진정성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유창한 한국어로 표현했다.
지난 2018년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채택한 베트남에서는 마치 일상에서 영어를 사용하듯 한국어를 자연스레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베트남의 가수 비엣 아텐(Viet Athen)이 2019년 발표한 ‘Annyeong(안녕)’의 후렴구에 우리말 ‘안녕’이라는 단어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출간하는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 한글 단어 26개가 추가로 실리기도 했다. 이번에 영어사전에 업데이트 된 단어는 ‘한류(hallyu)’ ‘먹방(mukbang)’ ‘K-드라마(K-drama)’ 등 한국 문화와 관련된 단어와 어원, 예시는 물론 ‘오빠(oppa)’ ‘누나(noona)’ ‘언니(unni)’ 등 성별과 나이 차이를 반영한 한국식 호칭도 공개됐다.
이를 계기로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국가별 언어 사전에 ‘한복’ ‘한류’ ‘한글’ 등 단어를 등재하는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반크는 한복·한글·한옥·한지·한식 등 한국의 역사, 직지·온돌·상감청자 등 한국의 창조성, 이순신·세종대왕 등 한국의 영웅 등을 각각 배울 수 있는 단어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세계 언어 사전에 실리도록 하겠다고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