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산은,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2년간 11건… 제2의 ‘세월호’ 우려

2021-10-10     김누리 기자
산업은행 건물 (출처: 연합뉴스)

국내 연안여객선 34% 노후선박

산은,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기피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국내 운항 중인 연안여객선 34%가 노후선박인데도 산업은행의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의 연안여객선 담보대출은 지난 2019년 10월부터 2년간 시행됐지만 실적은 단 11건에 불과했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연안여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연안여객선 수는 총 162척이다. 이 중 선령이 15년 이상인 노후선박은 55척으로 34.0%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15년 초과 20년 이하 30척, 20년 초과 25년 이하 17척, 25년 초과 선박 8척 등이다.

노후 연안여객선 운항이 이어지는 것은 국내 여객선사가 영세한 이유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산업은행이 강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내항여객운송사업체 현황을 보면, 국내 총 59개 연안 여객선사 중 선박을 2척 이하로 보유한 선사가 35개사(59.3%), 자본금이 10억원 미만인 여객선사는 30개사(50.9%)에 달했다.

산업은행은 2019년 9월까지 연안여객선 담보대출을 내주지 않다가, 조선·해운업계 지원을 위해 연안여객선의 담보가치를 인정하라는 감사원 통보에 따라 2019년 10월부터 여신 지침을 개정했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연안여객선 담보대출을 진행한 지 2년이 넘어가지만, 이를 실제로 진행한 실적이 적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해 8월까지 산업은행이 연안여객선 담보가치를 인정하고 대출한 건수는 11건(713억원)에 불과했다. 여객선사 7곳에, 선박 총 14척을 담보로 대출을 진행했다.

강 의원은 “국내 연안여객선 3분의 1 이상이 노후했고 여객선사 절반 이상이 영세한데도 선박 구입을 위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대출을 하지 않는 것은 산업은행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조건이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용 대출상품도 마련하지 않고 여객선을 공장 등 부동산에 준해 취급하는 것은 세월호 여객선 참사를 망각한 것”이라며 “업계 현실에 맞는 연안여객선 대출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