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어떻게 민관사업서 수천억원 ‘독식’했나
원주민으로부터 싼값에 토지 수용
통상적이지 않은 수익배분 구조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대장동 특혜 의혹’이 쟁점으로 떠오르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간 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어떻게 수천억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었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선 대장동 사업이 공공의 지분이 많은 민관합동으로 진행돼 토지를 헐값에 매입한데다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피했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이익을 확정시키고 나머지 몫을 민간에서 가져가는 구조로 수익배분 구조를 설계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견해가 많다.
7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개발업계에 따르면 대장동 사업은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됐다.
택지 재개발 사업은 크게 3가지가 있다. 공공 주도로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는 ‘택지개발사업’과 ‘공공주택사업’ 그리고 공공뿐 아니라 민간도 자유롭게 참여해 소규모 택지를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 등이다.
도시개발사업은 지난 2008년 도시개발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됐으며, 공공의 기능은 줄이고 민간의 역할을 늘리려는 당시 정부의 기조가 반영됐다. 따라서 해당 사업에선 공공, 민간, 민관합동 등 다양한 형태로 추진될 수 있고, 공공의 지분이 민간보다 많으면 강제적으로 토지 소유권을 빼앗은 ‘토지 수용’도 가능하다.
토지수용은 강제성이 있고, 사업자가 수용 예정지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이익이 사업자에게 집중된다는 단점이 있어 통상 공공 개발 시에만 허용됐다.
민관합동의 형태를 띤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분의 ‘50%+1주’로 절반을 넘었기 때문에 토지 수용이 가능했다. 즉 토지를 원주민들로부터 싼값에 수용할 수 있었고, 이는 고스란히 개발자들의 이익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수의 화천대유 관계자에게 수천억원의 돌아간 것은 여기에 또 다른 원인이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가 맺은 수익배분 계약이다. 통상 민관합동 도시개발사업에선 공동 출자 법인의 지분만큼 수익을 가져간다. 반면 대장동 사업 수익배분 구조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가져갈 이익을 미리 확정시켜 버리고, 나머지 몫을 화천대유가 가져가는 것으로 설계됐다.
공사 측에선 확정 이익을 받을 수 있어 사업 실패의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목적이었겠지만,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고 화천대유에서 가져가는 몫이 수천억원으로 불어났다.
또 공사 측이 이익을 먼저 가져가는 대신 의결권을 포기하는 ‘우선주’를 가지게 됨에 따라 이후에 사업에 제대로 관여하지 못하는 구조가 됐다는 점, 이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지역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게 된 것도 수익 극대화에 한몫씩 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