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유행, 언제 잡힐까?… ‘대확산’ 변수 여전
‘3천명대’ 기록 후 다소 감소
변수 ‘델타변이’ ‘위드코로나’
감소냐 확산세냐 진단 어려워
당국 “이번주 지켜보며 판단”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추석 연휴 여파로 3200명대까지 치솟다 1000~2000명대로 감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 많이 남아 있어 언제 다시 크게 불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주까지 지켜보고 확산·감소 여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릴 방침이다.
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추석 연휴 직후였던 지난달 25일 3271명으로 치솟은 후 연일 2000명대를 웃돌다 지난 4일(1673명)과 5일(1575명) 이틀 연속 1000명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주말·휴일 검사 수 감소로 인한 영향이 사라지면서 6일 0시 기준 2028명 발생해 다시 급증했다.
국내 코로나19 양상은 주 초반까지 줄어들었다가 주 중반부터 다시 급증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확실히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도, 여전히 확산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애매한 형국이다.
다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만은 확실하다. 지난해와 비교해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센 델타변이가 우세종화됐고, 장기화된 강력한 방역조치로 인한 피로감은 높아졌고,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델타변이는 기존보다 1200배나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다. 기존 바이러스가 주위에 한 사람을 감염시킨다면 델타변이는 6~7명까지 감염시킨다. 이에 따라 권고된 횟수를 모두 맞은 백신 접종완료자라 해도 돌파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한 사례로 경기도 군부대의 확진자 46명 중 41명이 돌파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델타변이로 인해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이다. 이처럼 전파력이 강한 델타변이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확진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장기화된 강력한 방역조치로 인한 피로감을 느낀 국민들이 한글날·개천절로 이어지는 연휴와 가을 단풍철까지 맞물려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대확산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 완료률이 높아지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민의 방역수칙 준수가 느슨해질 우려도 나온다. 특히 11월에 시행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인해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확진자 수는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위드 코로나로 방역조치를 전환한 여러 나라가 이런 행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해 온 싱가포르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4일 기준 인구 545만명 중 83%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일(2909명)에 이어 5일 3484명이 발생해 최다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약 10분의 1인 인구 수를 감안해 현재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로 따지면 약 3만명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일단 이번 주까지 확산세를 지켜보고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완전히 감소세로 돌아 선 것인지 판단할 예정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에 비해 유행규모가 줄고 있는지는 조금 더 관찰을 해봐야 한다”며 “확산세가 줄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다소 모호하다. 주 후반대까지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료계 일각에선 10월 중 확산세가 감소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백신접종 속도가 빠른 점과 추석처럼 긴 연휴가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확산세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서구보다 백신접종을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계 선두에 오를 정도로 접종속도가 빠르다”며 “앞으로 접종률이 계속 올라가면서 확산세는 감소하게 될 것이다. 10월 중엔 추석처럼 긴 연휴도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