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백신 맞혀야 하나… 고1~2 학부모들 ‘갈팡질팡’

2021-10-06     김빛이나 기자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6~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6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한 ‘부스터샷(추가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된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경과를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5

학부모 “백신 부작용 걱정”

“위험 감수하고 싶지 않아”

‘상황 지켜보고 결정’ 입장도

일부 학부모 “반드시 접종”

정부 “전문가들도 접종권고”

[천지일보=김빛이나, 양효선, 김미정 기자] “무엇보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크죠. 우리 아이한테도 혹시 모를 백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런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백신을 맞추고 싶진 않아요.” - 목포 거주 고2 학부모

6일 천지일보 취재에 따르면 고1~2학년에 해당하는 16~17세(2004~2005년생)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예약이 전날부터 시작된 가운데 고1~2학년 학부모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백신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부작용 우려로 선뜻 접종시키겠다는 선택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목포에 거주하는 고2 학부모인 김경선(가명, 50대)씨는 “내가 백신을 직접 맞아보니 통증도 심했고, 기력이 떨어져 졸음도 자주 찾아왔다”며 “우리 아이가 한창 공부할 때인데 백신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신 부작용도 걱정된다”며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생겨도 정부에서 무조건 책임져주는 게 아니다보니 믿고 안심하면서 맞출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6~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6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한 ‘부스터샷(추가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된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이 접종실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5

고1 자녀를 둔 이영미(가명, 40대, 목포)씨도 “아들을 통해 확인해보니 아들 친구들도 백신을 맞겠다하는 아이들이 없었다”며 “같은 반 학생들은 거의 안 맞추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 의무적으로 맞아야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백신을 맞춰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남에서 20대 학교 선생님이 백신을 맞고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며 “가까이에서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사고가 난 것을 직접 듣게 되니까 더 불안해서 맞추지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 가운데는 지금 당장은 백신을 맞추지 않되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도 나왔다. 목포에 사는 서은경(가명, 고2 학부모)씨는 “지금 우리나라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며 “백신을 지금만 맞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우선은 조금 더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과는 달리 백신을 맞추겠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인천에 거주하는 고2 학부모인 최지영(가명, 50대)씨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코로나19에 감염돼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예방접종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6~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6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한 ‘부스터샷(추가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된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예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5

고3 학부모인 이주영(가명, 40대, 목포)씨도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 잡히지 않는 이상 백신은 맞아야 한다”며 “아이에 대한 부작용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결국에는 (백신을) 다 맞아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러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접종에 따른 이익이 훨씬 크다며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접종에 따른 이익이 미접종 피해보다 크다는 것이 의·과학계 공통적인 견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저질환이 있는 청소년들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성이 더 커진다”면서 “그렇기에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반드시 백신접종을 받아줄 것을 각 전문가들도 권고하고 있고, 정부도 동일하게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또한 “전체 청소년층의 학업에 있어서의 여러 영향들, 집단감염이 발생해서 휴교가 된다든지, 혹은 대면수업을 계속 못함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학습상의 피해를 고려한다면 이 비용편익 분석의 효과는 접종 쪽의 이익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6~17세 청소년에 대한 백신접종 사전예약은 전날 오후 8시부터 오는 29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접종은 오는 18일부터 11월 13일까지다. 접종백신은 화이자이며, 접종간격은 3주다. 예약은 본인과 보호자(법정대리인)의 자발적 동의를 기반으로 개인별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