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사설] ‘유동규씨, 李지사 측근 그룹에 끼지 못한다’는 말?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처음 불거질 때 만해도 몇 천억대의 수익을 본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이슈 됐을 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 핵심 인사들의 기사는 별로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힘에서 대장동 사건이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발생된 개발 특혜 사건이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지사는 성공한 개발사업이라 하면서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큰소리를 쳤던 것이다.
그 후 대장동 특혜 개발의 몸통이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임이 언론에 드러나고, 야당에서 유 전 사장이 이 지사의 최측근이라고 주장하자, 이 지사는 “측근 그룹에 끼지 못한다”고 완강히 부인하며 꼬리 자르기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유 전 사장은 자신은 대장동 설계자가 아니라고 완강히 부정하다가 검찰수사로 범죄 혐의가 포착됐고, 지난 3일 대장동 개발사업 설계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 측에 막대한 이익이 가도록 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되고 말았다.
그동안 유 전 사장이 측근 측에 끼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강조해왔던 이재명 지사는 유 전 사장이 구속된 이후 첫 사과를 하면서도 여전히 야당이 주장하는 최측근임을 부인한 바, 성남A시장 선거 막바지 상황, 당선자 시절과 시장 재직시절, 그리고 경기지사 시절 유동규가 벼락출세한 것을 본다면 이 지사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 마디로 유 전 사장이 2010년 5월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된 2018년까지 승승장구한 것은 유동규 씨 자신의 능력보다는 성남시 또는 경기도에서 지원 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사장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인물이다. 그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막바지인 5월경 성남시 분당동 한솔마을 5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을 맡고 있었는데, 5월 14일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사무실을 찾아가 이 후보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그 공로로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인수위원회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맡았고, 이 시장 취임 후인 2010년 10월 15일 자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발령받았던 것이다.
발령 당시 적격 자격을 갖추지 못했으나 ‘기타 임명권자가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꿰맞춰 임명됐던 것이고, 그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공석인 시기에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주도적으로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와 사업자를 선정했으며, 소위 ‘대장동 1000배 수익’ 설계가 됐다. 성악을 전공한 그가 개발 또는 관광 전문가가 아니면서도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에 적절한 자격 없이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맡았고,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오른 것은 과연 누구 도움이겠는가. 그래서 이 지사와 ‘한 몸통’이라는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