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급증에 ‘병상부족’ 우려↑… 군부대 무더기 ‘돌파감염’
병상 10개 중 6개 사용 중
준중환자 여유병상, 경북 無
군부대 41명 집단 돌파감염
전문가 “델타변이 원인작용”
“델타 배출량 1200배 많아”
[천지일보=김빛이나, 홍보영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확진자 수 급증으로 인해 ‘병상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백신을 맞았음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경기도 연천 소재 군 부대에서 발생해 방역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칙 준수가 더욱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무증상·경증 환자들이 입소하는 전국 생활치료센터의 가동률은 58.7%로 집계됐다. 병상 10개 중 약 6개가 이미 사용 중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국 88곳의 1만 9642개 병상 중 1만 1527개가 사용 중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생활치료센터엔 4733명이, 비수도권 센터에는 3382명이 각각 사용 가능한 상태다. 감염병 전담병원의 가동률은 64.7%로, 9771개 병상 중 3446개를 사용할 수 있다.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48.4%(1004개 병상 중 486개 사용 중)로 파악됐다. 전체 중증환자용 병상 가운데 518개가 남았다.
◆감염재생산지수, 7월3주 이후 최고치
국내 코로나19 확산 양상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우 거세게 일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감염사례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감염 재생산지수는 1.2를 기록하며 7월 3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추가 전파를 일으킬 수 있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1 이상은 감염 확산을, 1 이하는 확산 감소를 의미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병상부족 문제는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 중수본에 따르면 전체 확진자의 70~80%가 집중된 수도권은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이 전국 가동률보다 11.6%p 높은 60.0%로 파악됐다. 서울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전담병상은 136개이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93개, 30개 병상이 남았다.
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됐거나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위한 준-중환자 병상 상황도 여유롭지 않다. 경북은 입원 가능한 준-중환자 병상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인천의 경우 1개, 대전은 2개 여유 병상이 남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경기 연천 소재 군 부대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부대 확진자 대다수는 돌파감염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연천 육군 모 부대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전날 오후까지 누적 46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 가운데 최초 확진자를 포함한 41명이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났음에도 감염된 돌파감염 사례였다. 이는 해당 부대 전체 확진자의 89.1%에 달했다. 나머지 5명은 백신을 1차 접종만 받은 상태였다.
군 부대 집단감염 사례가 처음이 아니지만 백신 접종이 사실상 완료된 이후 돌파감염 사례를 시작으로 수십명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건 처음이인데다 유사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군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 “백신 맞아도 개인방역 필수”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례에 대해 델타 변이가 전염성이 높다는 점과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생활이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이스라엘 여행객 중 84%가 접종완료 후에도 확진돼 이 같은 사례가 있었다”며 “델타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바이러스의 양이 1200배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전염력이 강해 높은 확률로 돌파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4시간 함께 지내는 군대 내 특수한 조직생활로 인해 일반사회보다 접촉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백신 접종완료 후에 확진돼 중증으로 갈 확률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특히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커진다. 지역사회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