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력난에 공장 가동률 최악… 세계 연말 쇼핑 영향 가능성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은 심각한 전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백만 가구와 사업체들이 정전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정전이 중국에서 드문 일은 아니지만 올해 들어 많은 요인들이 전기 공급업자들에게 있어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의 원인이 됐다.
문제는 겨울이 오고 있다는 점이다. 더 많은 전력 소모가 예상됨에 따라 중국의 북동부 산업 중심지에서 특히 전력난이 심각해지며 이는 한국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1일 BBC는 전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전력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는데, 올해는 여러 가지 요인이 결합되면서 특히 이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계가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고 이를 만드는 공장에서는 훨씬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으면서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부과한 규칙들로 인해 석탄 생산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전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석탄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정부가 전기요금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석탄 화력발전소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가동 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대신 많은 발전소에서 생산량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
◆전력난 여파 연말 쇼핑 시즌에 커질 수도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 이번 전력난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남부의 남둥성과 북동부의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등 4개 성에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정전 사태가 보고되고 있다.
주요 제조 분야 기업들은 수요가 가장 많은 기간 에너지 사용을 줄이거나 공장 가동 일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
제철, 알루미늄 제련, 시멘트 제조 및 비료 생산과 같은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들은 공장 가동 제동 등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중국의 공장 활동은 코로나19로 경제가 마비됐던 작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세계 투자 은행들은 중국 경제에 대한 성장 전망을 낮추고 있다. 골만 삭스는 국가 산업 활동의 44%가 전력 부족에 영향을 받았다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7.8%로 낮췄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 전력난의 여파는 특히 연말 쇼핑 시즌에 커질 수 있다.
경제가 재개된 이후 전 세계의 소매상들은 수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미 광범위한 혼란에 직면해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일뿐 아니라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를 기획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 겨울 중국 북동부 지역의 에너지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내놨다.
이번 조치에는 석탄의 생산량을 늘리고, 완전한 공급을 보장하며, 전기 배급을 촉진하기 위해 발전 회사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발전 회사들을 대표하는 중국전력위원회는 석탄화력발전회사들이 겨울 열과 전기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조달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중국이 석탄 수입의 새로운 원천을 찾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미 유럽의 고객들에게 집중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생산량은 폭우로 인해 타격을 입었으며, 인근 몽골은 도로 수송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