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사설] ‘난 李지사 측근 아냐’ 유동규 전 사장의 변명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잘한 일인가? 아니면 “일확천금 사건”일까. 관련된 개발 의혹이 민주당 경선뿐만 아니라 정치계 현안이 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도 거칠게 몰아세우고 있다. 이재명 지사가 추석 당일에 3건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고, 연휴기간 동안에만 해도 대장동 관련 글 11건을 직접 올리며 의혹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그러한 온갖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 의혹에 관해 일파만파로 번져나고 있는 것은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그간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의혹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이 지사와 선거 캠프 측근들은 성남시의 공영개발로 성공을 거둔 것이라 자찬하고 나섰지만 누가 봐도 단지 개발에 그렇게 많은 이익을 특정인이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많은 사업인 것이다. 시행업체인 화천대유는 물론 천화동인 관계자까지 일반국민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배당금을 가져간 것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지사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일과 관련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은 물론 심지어 여당 대선 주자까지 문제 삼고 있는 마당에 국정조사, 특검 등은 필수적 절차이다.
5900여 세대가 입주할 ‘미니 신도시’ 대장동 개발사업은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2014년부터 추진됐다. 민간사업자 공모 일정은 지난 2015년 2월 중순께부터 시작됐지만 그 내막을 파고 들어가자면 2010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 후보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 의혹사건과 관련해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대장동 1000배 수익’을 설계한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행적부터 파악돼야 의혹을 파헤치는 데 이해가 될 터, 유 전 사장은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막바지인 5월경 성남시 분당동 한솔마을 5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을 맡고 있었고, 그해 5월 14일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사무실을 찾아가 후보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그 공로로 인수위원회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거쳐 이 시장 취임 후인 2010년 10월 15일 자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발령 받는 등 이 지사의 측근으로 소문나 있다. 그 후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민간이 과도한 개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공사 실무진의 우려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그는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2010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발령받을 당시 적격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으나 ‘기타 임명권자가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꿰맞춰 임명된 것이고, 그 경력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공석으로 그가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이 시기에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와 사업자 선정이 이뤄졌고, 소위 ‘대장동 1000배 수익’ 설계가 됐던 것이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대한 수익설계를 성공리(?)에 마친 후 이 지사에 의해 2018년 10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고속 승진한 유 전 사장이 개발 의혹에 관해 선을 긋고 있으니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의혹과 무관하다며 변명하고 있고, 유 전 사장 또한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난 이 지사 측근이 아니다”며 변명하고 있으나, 전후사정으로 볼 때 대장동 개발 의혹을 캐려면 유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행적 확인이 ‘대장동 개발’ 의혹 관여의 키포인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