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코로나 창궐… 車업계 반도체 수급난 ‘비상’

2021-08-25     정다준 기자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반도체 업체들이 모여 있는 말레이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멈추면서 자동차 업체들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다시 시작되는 모양새다. 이에 자동차 업체들은 감산 계획을 밝히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독일 인피니온과 스위스 ST마이크로 등 총 25개의 반도체 공급업체가 모여 있는 동남아 최대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지다. 6월만 해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여명에 불과했던 말레이시아는 지난달부터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여명까지 치솟아 창궐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주요 공장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등 공장 조업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달 한국으로 수출되는 엔진 및 카메라용 반도체 수출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경우 반도체 수급난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조업을 단축했다. 앨라배마 공장은 24일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갔다.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도 기존 3교대를 2교대, 1교대로 조업을 단축해오다 지난달에는 열흘간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차 국내 공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에서도 일부 라인의 생산량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와 싼타페, 투싼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과 5공장조립 라인은 30분 가동 뒤 30분 중단하는 방법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2000여대 정도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GM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GM은 현재 부평 2공장을 50%만 가동하는 데 이어 다음 달부터 부평 1공장 근무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해 가동률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다. 부평 1공장은 수출 전략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되는 곳으로 생산 차질에 따른 수출감소도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 완성차뿐만 아니라 해외 도요타·포드·GM 등도 감산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오는 9월부터 생산량의 40%를 줄인다. 미국 포드 자동차는 이번주부터 일주일간 F-150 픽업트럭의 조립을 중단한다. GM은 북미 전역의 생산 라인에 대해 가동시간 축소 방침을 연장하고, 캐딜락 XT5·GMC 아카디아 등의 생산이 일시 중단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반도체 수급 문제가 지속되면서 차량 인도 기간이 길어져 실제 판매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