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재생산지수 계속 ‘1’… “긴장 늦추면 폭발적 증가”
고강도 방역조치에도 감소세 아직
감염 재생산지수 1.10→1.02 하락
어린이집·물류센터·교회, 집단감염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정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정체되는 양상이지만, 긴장을 늦추면 언제든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방역 협조를 요청했다. 확산을 의미하는 감염재생산지수도 여전히 1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강도태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추세에 대해 “유행이 줄어드는 감소세로 전환된 게 아니고 유지되는 수준인 만큼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여전히) 환자 발생이 2000명에 근접하는 큰 규모”라면서 “자칫 긴장을 늦추면 폭발적인 유행 증가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연장 시행 등 잇단 고강도 방역 조치에도 확진자 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12일부터 현행 거리두기 체계의 최고 수준인 4단계 조치가 내려져 있고, 비수도권 역시 지난달 26일부터 한 달 가까이 3단계가 적용 중이다.
그러나 최근 1주간(8.15~21) 국내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일평균 1751.1명으로, 직전 주(8.8~14)의 1780명에 비해 28.9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의 경우 1076.9명에서 1101.0명으로, 오히려 24.1명 증가했다. 확진자가 연일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고유량(high flow) 산소 요법이나 인공호흡기, 인공심폐장치(ECMO) 등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395명이다. 주간 사망자 역시 32명에서 54명으로 무려 22명 증가했다.
정부는 다만 고강도 거리두기로 유행 규모가 급증하는 것은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지난주 감염재생산지수는 1.02로, 그 전주의 1.10에 비해 감소했다”며 “2주 전 ‘19%’라는 큰 폭으로 증가했던 유행 규모(주간 단위 확진자)가 더 이상 급증하지 않고 정체되는 점은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주변에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이하면 유행 억제를 각각 나타내는데 8월 초(8.1~7) 감염 재생산지수는 0.99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1.10, 1.02 등으로 계속 1을 넘어서고 있다.
강 1총괄조정관은 “델타 변이의 빠른 전파력을 고려할 때 단시간에 유행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현재 강력한 거리두기와 방역 대응을 통해 유행 규모가 의료체계 여력을 넘어 급격하게 증가하는 상황은 방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의료 체계의 대응 여력은 유지되는 중으로 병상 대기 등의 문제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환자 증가에 따라 여력이 감소하고 있다”며 “유행 규모가 여기서 더 커지게 되면 적절한 의료 제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예방접종으로 (감염) 전파 차단, 치명률 감소 등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날 때까지 유행 수준을 최대한 억제하는 노력이 중요한 시기”라며 “적극적으로 예방접종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코로나19 양상은 어린이집, 물류센터, 교회, 목욕탕, 시장, 실내 체육시설 등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감염사례를 살펴보면 전날 0시 기준 서울 마포구 어린이집과 관련해 지난 13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2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총 13명을 기록했다. 확진자를 구분하면 지표환자를 포함해 종사자 1명, 이용자 4명, 가족 8명 등이다.
서울 강남구 학원과 관련해선 지난 12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8명이 추가 파악돼 누적 확진자는 총 19명이다. 구분하면 가족 9명(지표포함), 이용자 9명, 종사자 1명이다. 경기 시흥시 염료제조업과 관련해 지난 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15명이 추가 감염돼 총 16명이 됐다. 이들은 종사자 16명(지표포함)이다.
경기 평택시 물류센터와 관련해선 지난 1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6명이 추가 확진돼 총 17명을 기록했다. 구분하면 종사자 11명(지표포함), 가족 6명이다. 또한 경북 김천시 교회와 관련해 지난 2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0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총 11명이 됐다. 이들은 종사자 1명(지표환자), 교인 6명, 가족 3명, 지인 1명이었다.
울산 중구 목욕탕과 관련해선 지난 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14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총 15명이다. 구분하면 이용자 8명(지표포함), 종사자 3명, 가족 3명, 지인 1명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