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연장’ 식당·카페영업 밤 9시로 제한… 전문가 “큰 효과 기대 어려워”(종합)
수도권4단계, 비수도권3단계
내달 5일까지 2주간 재연장
접종자 포함 ‘4인모임’ 허용
목욕탕·실내체육시설·학원 등
종사자 2주에 1회 선제 검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된 가운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현 단계(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내달 5일까지 2주간 연장키로 결정했다.
특히 식당·카페의 경우 4단계 지역에서 영업시간을 밤 10시에서, 9시까지로 1시간 단축해 방역을 더욱 강화한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려 등을 고려해 4단계 지역에 대한 저녁 모임을 최대 2인에서 4인까지 가능하게 하는 ‘백신 인센티브’를 도입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식당·카페의 영업시간 단축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오히려 낮 시간대 이용도가 높은 다중시설에서의 문제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0일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및 방역 조정안을 발표했다. 지난 7월 12일부터 6주째 ‘4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수도권의 경우 이번 결정으로 2주가 늘어 총 8주간 고강도 조치가 이뤄지게 됐다.
비수도권의 경우 지난달 26일부터 4주 연속 3단계가 적용 중이며, 이번까지 총 6주간 3단계가 적용된다. 비수도권이라고 하더라도 부산, 대전, 제주 등은 방역 상황을 고려해 4단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단기간에 유행 통제가 어렵기에 더 긴 기간의 거리두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정부는 추석 연휴를 고려해 우선 2주를 연장하고, 이후의 방역상황을 점검해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편의점도 실내취식 밤 9시로 제한
정부는 최근 유행 상황을 고려해 거리두기 단계는 유지하되 일부 방역 대응·기준은 조정했다. 4단계 지역의 식당·카페는 밤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허용하도록 운영시간 제한을 강화한다. 3단계 지역에선 밤 10시까지로 운영시간을 제한한다.
편의점도 식당·카페와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 4단계 지역에선 밤 9시, 3단계 지역에선 밤 10시 이후 실내 취식이 금지된다. 식당·카페, 편의점 등의 취식이 가능한 야외테이블·의자 등도 같은 시간대 제한 조치가 적용된다.
실내시설의 흡연실도 반드시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실내시설의 흡연실은 2m 거리두기가 강제되며, 2m 거리두기가 어려운 소형흡연실은 1인만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집단감염이 지속된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선 선제 검사를 강화한다. 4단계 지역의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학원, 백화점·대형마트 등 종사자를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2주 1회 실시한다. 구체적인 대상은 지자체별로 설정해 검사 명령을 발동하도록 할 방침이다.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사람에게는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려 등을 고려해 오후 6시 이후 식당·카페를 이용 시 예방접종 완료자를 추가하는 경우 4인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미접종자는 종전처럼 2인까지만 제한하되, 예방접종 완료자가 추가되는 경우 4인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하다.
◆전문가 “낮에 사람 몰리는 게 문제”
이번 방역 조정안과 관련해 일각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낮 시간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다중시설의 문제가 더 크기 때문에 식당·카페의 이용시간을 밤 10시에서 밤 9시로 1시간 줄인다고 해서 방역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낮에 다중이용시설에 많이 모여 문제”라며 “낮에 주로 일(감염전파 등)이 다 벌어지는 데 밤 10시에서 9시로 이용시간을 줄이는 것은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도 “어차피 오후 6시 이후엔 사적 모임이 2명으로 제한된 상황”이라며 “밤 10시에서 9시로 줄여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마이너한 조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식당·카페만 ‘1시간 단축’이라는 추가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감염비율을 언급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집단감염이 다수 발발하는 시설에는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사우나 등이 있지만 이 중 식당·카페가 차지하는 비율은 30%”라며 “해당 업종 특성상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게 근원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