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사업소득 늘었지만 가계 총소득 4년 만에 뚝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우리나라 전체 가계소득이 4년 만에 감소했다.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난해 전 국민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 효과가 올해 2분기에는 사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들어 고용난과 자영업 업황 부진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가계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이 동반 증가했다. 또 소비심리가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대면 서비스 등과 관련된 씀씀이도 커졌고, 여기에 집값 상승 여파 등이 더해져 가계지출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428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감소했다.
가계 소득 감소는 2017년 2분기(-0.5%)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지난해에도 줄곧 상승세(2.2%→3.5%→1.8%→1.8%)를 유지해왔다.
2분기 근로소득(274만 3000원)은 1년 전보다 6.5% 증가해 2012년 3분기(6.9%)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업소득(80만 6000원)은 3.6% 늘어 2018년 1분기(3.7%)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이전소득(61만 7000원)은 28.6% 감소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정부가 주는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42만 1000원)이 37.1% 감소한 영향이다.
근로·사업·이전·재산소득을 포괄하는 경상소득(420만 8000원)은 0.9% 감소했다. 경조소득이나 실비보험금 등 비(非)경상소득(7만 9000원)도 11.1% 줄었다.
경기 개선으로 소비가 증가하면서 가계 지출은 늘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7만 5000원으로 1년 전보다 3.8% 늘었다. 2012년 1분기(4.5%)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특히, 주택 유지 및 수선 관련 비용(69.7%)이 큰폭 늘었는데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관련 지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월세 등 실제 주거비(4.5%)도 증가세를 보였다.
보건(10.6%) 관련 지출도 늘었다. 구체적으로 의약품(7.7%), 외래의료서비스(21.8%), 입원서비스(55.3%) 지출이 확대됐고, 마스크 등 의료용 소모품(-45.6%) 지출은 줄었다.
교육(31.1%) 부문도 비교적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대면 수업 재개, 비대면 온라인 수업 확대 등으로 학원·보습교육(27.6%)에 쓰는 돈이 전보다 늘었다.
오락·문화(4.1%), 음식·숙박(3.3%) 등 대면 서비스업 관련 소비가 살아나는 점도 눈에 띈다. 이외에 식료품·비주류음료(2.0%), 주류·담배(1.6%), 통신(1.5%) 부문 등에서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대로 가정용품·가사서비스(-7.0%), 의류·신발(-4.2%), 교통(-0.4%) 등의 지출은 감소했다.
소득세·재산세 등 정기적으로 내는 세금을 뜻하는 경상조세(14.3%), 사회보험료(9.1%), 가구간이전지출(5.7%)은 늘었다.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 비경상조세(-26.9%), 이자비용(-2.7%),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6.0%)은 줄었다.
총소득은 줄었지만 비소비지출이 늘면서 2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45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