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도 연봉 수준으로 줄어든다… 최대 절반까지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은행권의 개인 신용대출 한도가 연봉 수준으로 줄어든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갖고 신용대출의 개인한도를 개인 연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한도는 연 소득의 1.5∼2배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요청한 것은 가계대출 관리방안 등 ‘대출 조이기’ 조치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좀처럼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40조 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 7000억원 늘었다. 7월 기준으로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매매와 집단대출,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6조 1000억원 늘었다. 또 카카오뱅크·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에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의 영향으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 6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7월 마지막 주에만 7조 7000억원(은행권 4조 4000억원) 폭증했다.

청약증거금 환불로 이달 첫 주에는 은행권 기타대출이 1조 5000억원 감소한 상태지만, 다음 달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공모주 대어가 잇따라 대기하고 있어 가계대출이 다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자산투자 목적의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과도한 신용대출을 줄일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