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내정+재난지원금 지원 이재명에 정치권 맹폭

2021-08-14     원민음 기자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두고 대선주자들과 야당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도민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경기도 지사. (제공: 경기도청) ⓒ천지일보 2021.8.4

윤석열 캠프 “‘내 사람이 먼저’라는 국정철학 드러나”

최재형 “경기도가 개인 것인가…매표행위 멈춰라”

이낙연 캠프 “두테르테 같다는 비유, 안 틀린 듯”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여당의 유력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관광공사 사장에 음식 칼럼리스트 황교익씨를 내정하고 경기도 별도의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행보를 이어가자 정치권이 이 지사를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윤창현 경제정책본부장은 14일 “지사 찬스도 모자라 공직을 남용하기까지 하는 이 후보의 멈춤을 요구한다”며 “문재인 행정부가 제안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전국을 대상으로 코로나 극복 프로그램을 통과시킨 지 21일 만에 경기도만의 현금살포 계획이 발표됐다.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전국민 소득 하위 88%에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 경기도는 여기에 제외된 상위 12%에 대해선 경기도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도 전 도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윤 본부장은 “경기도의 초과세수(취득세, 재산세 등)는 문재인 정부의 집값 안정 실패가 낳은 부작용으로 인해 경기도민의 세금부담이 증가해 나타난 정책실패의 결과물”이라며 “잘못된 정책으로 더 걷힌 도민의 혈세를 고소득자에게까지 지급한다는 것이 이 지사의 공정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목적을 위해 도민의 돈을 함부로 사용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황교익씨를 경기도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한 것도 함께 거론하면서 “공직남용 카드를 내려 놓고 도지사 권한대행을 임명해 경선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인사권과 예산집행권 행사를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황교익 맛 칼럼리스트. (출처: 유튜브 황교익TV 캡처)ⓒ천지일보 2018.12.11

같은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도 논평에서 “관련 직에 관한 전문성 여부는 차치하고 말에 관한 각종 구설수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인사의 내정 이유는 더욱이 분명하지 않다”며 이 지사의 황씨 내정을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그는 과거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두고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다’라며 두둔한 적이 있다”며 “이재명 후보에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최대 약점을 지원해 준 든든한 우군을 챙긴 셈이 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내 사람이 먼저라는 미래 국정의 인사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과오를 그대로 복제한 모습”이라며 꼬집었다. 문재인정부이 ‘사람이 먼저다’ 슬로건에 비유해 비난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는 선거 중에 지사직을 본인 정치에 활용하는 일이기에 더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제라도 이 후보가 사심 충만한 ‘지사 찬스’ 유혹에서 속히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대권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가 이 지사의 것인가”라며 “이 지사는 도정 권력 사유화를 통해 경기도를 자신의 대선 캠프처럼 활용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또 “대통령과 정부여당, 국회의 합의까지 깡그리 무시하는 독단적인 매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미 최근 결정된 전국민 재난지원금 계획과 배치되는 정책을 시행했다는 취지다.

인사권에 대한 ‘지사찬스’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문제 삼았다. 원 지사는 “경기도지사 임명권으로도 보은성 인사를 남발하는 지사찬스를 쓰는데, 대통령이 되면 ‘재명천하’가 될 게 뻔하다”고 질타했다.

이러 “형수의 욕설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김어준씨는 KBS사장 자격도 충분하겠다”며 “이 지사가 그리는 대한민국 모습을 확인시켜줘 감사하다”고 힐난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8.13

이 지사 비판엔 여당도 빠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낙연 전 대표 측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경기지사 사퇴 거부의 이유가 이것이었냐”며 “이 후보는 그때마다 도민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들며 사퇴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내 사람 심기’가 도민에 대한 책임인가”라고 말했다.

오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는 최근 황교익 내정자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출연하기도 했다”며 “정말 전문성과 능력만 본 인사일까”하고 의문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보은인사, 부적격 인사, 도정 사유화는 대한민국과 집권 여당, 민주당의 신뢰만 떨어뜨리는 처사”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황교익 내정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전날에도 여러 차례 비난 논평을 냈다.

정운현 캠프 공보단장은 “이 지사는 경기도공화국 대통령을 자임하느냐”며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이 지사를 필리핀의 두테르테에 비유했는데, 아주 틀린 건 아닌 듯하다”고 비꼬았다.

박래용 대변인은 “경기도를 아지트로 한 포퓰리즘 선거운동이자 독불장군식 매표정치”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