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혁신도시에 고등학교를”… 교육부에 1만명 서명 전달 예정
서명운동 46개 단체 동참
“혁신도시 교육환경 열악”
2년 뒤 고등학교 정원초과
“‘미래 첨단도시’ 취지 무색”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진주혁신도시 고등학교 유치 서명운동 추진위원회’ 자문위원 정재욱 진주시의원이 1만명이 넘는 참여 속에 서명운동을 마치고 서명부를 교육부에 이달 중으로 전달한다고 2일 밝혔다.
‘경남진주혁신도시 고등학교 설립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진주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도시에 대한 교육시설 확충을 촉구하며 서명운동에 돌입한 바 있다.
서명운동에는 17개 아파트 입주자 대표, 6개 초중고 학부모 대표, 13개 충무공동 봉사단체 대표, 10개의 경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노동조합 대표 등 충무공동 46개 단체가 동참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만 2000여명이 거주 중인 충무공동은 평균연령 33세로 경남 진주시에서 가장 ‘젊은 도시’에 속한다.
이들 중 서명운동을 시작한 지난달 20일 이후 불과 열흘 만에 1만명을 돌파하며 총 1만 356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무공동 인구 0~9세 5700여명을 제외하면 짧은 기간에 높은 참여율을 보인 만큼 많은 주민들이 교육시설 확충에 관심을 보였다.
추진위는 서명운동에 들어가며 주민들의 교육열은 어느 지역보다 높으나 충무공동 소재 초중고교 과밀학급 문제로 교육환경에 대한 불만이 가중되고 있으며 교육환경도 매우 열악하다고 강조했다.
자문위원 정재욱 시의원은 “서명운동 기간 동안 만나온 학생, 학부모, 공공기관 직원들의 교육환경에 대한 불편함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자녀가 4~5학년이 되면 수도권으로 재전입을 고민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라는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었다”고 우려했다.
추진위는 “교육열이 뜨거운 혁신도시 주민들이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가 아닌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고등학교인 진양고의 경우 학생 현원은 정원 812명 대비 622명을 보이고 있다. 충무공동 학년별 학생 수를 고려할 때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 진학하는 2023년이 되면 현원은 1023명으로 정원을 훌쩍 웃돌게 된다.
오는 2024년에는 1375명, 2025년에는 1539명 등 고등학교 진학생 수는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진주시 충무공동 76-1에는 경남개발공사 소유의 고등학교 부지도 비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충무공동에는 초등학교 3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1개가 있다.
추진위는 이러한 내용과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교육청을 수차례 방문해 고등학교 신설 당위성 설명하고 설득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같이 부정적인 답변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경남도는 지난달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직원 대상 거주여건 개선 설문조사에서 1순위로 꼽혀온 고등학교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정재욱 의원은 “경남혁신도시 내 교육수요는 당연히 자체 충족해야 함에도 교육청은 혁신도시 교육수요를 진주시 전체수요와 연결한 채 시설확충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주거·교육·문화 등 거주여건을 갖춰야 하는 미래형 첨단도시인 혁신도시 근본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겉으로 보이는 경남혁신도시의 성공은 한순간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며 “앞으로 서명부를 교육부에 전달하고 경남교육감,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등을 차례로 만나 고교설립을 열망하는 주민들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상호 추진위 공동위원장도 “수도권 수준의 높은 정주여건, 그중에서도 젊은 직원들의 최고 관심사인 교육문제를 해결해야만 가족동반율을 높일 수 있다”며 “공공기관 직원들의 목소리가 교육부와 교육청에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