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따라 코로나 중증 달라진다’는 연구결과 나왔다

2021-07-09     김빛이나 기자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만 75세 이상 고령층과 노인시설 입소·종사자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성동구청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사람이 가진 유전자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쉽게 걸리거나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은 국내 의료기관 및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참여한 국제협력 연구프로젝트 ‘코로나19 인간 유전체 이니셔티브(COVID-19 HGI)’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코로나19 환자를 ▲호흡보조기가 필요한 중증 입원환자 ▲호흡 보조는 필요 없으나 다른 감염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 ▲무증상부터 경증환자 등 세 그룹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그 결과 ABO와 PPP1R15A 유전자에서의 변이는 코로나19 중증도와 연관이 없었고 감염과 관련이 있었다.

반면 코로나19 중증도와 연관을 보인 유전 변이는 폐암 및 폐 섬유증에 관여하는 DDP9 유전자, 자가 면역 질환에 관련된 TYK2 유전자, 폐암과 관련된 FOXP4 유전자에서 발견됐다. 특히 FOXP4 유전 변이는 유럽인종에서 2~3% 정도인 반면, 동아시아인 또는 남아시아인에서 40% 정도로 나타났다.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인과 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통계분석을 한 결과, 흡연과 체질량지수가 코로나19 감염 후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김한나 강북삼성병원 연구지원실 교수는 “유럽인 데이터 중심인 대규모 유전학 연구에서 동아시아인 데이터로 참여해 유전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결과를 도출했다”며 향후 코로나19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지난해 3월 결성된 이 프로젝트에는 25개국 61개 연구팀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약 5만명의 코로나19 환자와 약 200만명의 대조군을 기반으로 대규모 전장 유전체 연관분석(GWAS) 연구를 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강북삼성병원,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공동으로 팀을 꾸려 지난해 5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