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기세에 작년 對 미국 금융투자 27% ‘껑충’
外 국내투자 2932억 달러↑
미국 투자 1148억 달러 증가
대외투자 잔액 1.5조 달러
전년 대비 2072억 달러 올라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인 ‘서학개미’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투자 규모가 1조 5000억 달러를 돌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 투자액도 5345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말 지역·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준비자산(4431억 달러)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거주자 대외투자) 잔액은 1조 5197억 달러로 전년 말 대비 2072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사상 최고치다. 증가폭 역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통계 잔액은 준비자산 4431억원을 제외했다. 이는 준비자산 운용 내역을 국제투자대조표에서 공개하지 않는 국제적 관례에 따른 것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에 대한 투자가 5345억 달러로 전체 비중의 35.2%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말에 비해 1148억(27.3%) 달러 늘어난 수치다. 잔액과 증가액 규모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그 뒤로 유럽연합(EU)이 2919억 달러(19.2%), 동남아시아 2015억 달러(13.3%) 등 순이었다. 중동은 유일하게 3억 달러 줄어들며 등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투자 잔액을 유형별로 나눴을 때 증권투자(3450억 달러)가 가장 많았고, 직접투자(1180억 달러)와 기타투자(646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 동남아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는 1087억 달러로 미국의 뒤를 이었다. EU로의 증권투자는 1623억 달러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투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진만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 팀장은 “미국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주가 상승과 증권투자 확대의 영향을, EU 투자 잔액 증가는 유로화 평가 절상 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주요국의 주가 변동률을 보면 미국에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이 각각 7.2%, 43.6% 뛰었고, EU는 -5.1% 하락했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금액을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지난해 말 1조 4967억 달러로 1년 새 2932억 달러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가폭 역시 역대 최대다. 한은은 지난해 국내 주가도 많이 오른 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4055억 달러, EU 3774억 달러, 동남아 2933억 달러 순이다.
작년 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은 통화별로 미국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8614억 달러(비중 56.7%), 유로화 1615억 달러(10.6%), 위안화 1104억 달러(7.3%) 수준이다.
대외금융부채 중에서는 원화 표시 금융부채가 1조 581억 달러(70.7%)로 최대였다. 미 달러화와 유로화가 각 23.6%(3525억 달러), 2.2%(330억 달러)를 차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가는 30.8% 상승했다. 특히 미국의 국내 투자가 842억 달러 불어나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동남아도 704억 달러 늘어나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투자가 많았다.
최 팀장은 “지난해 미국과 국내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 잔액, 전년 대비 증가폭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특히 미국과 EU, 동남아 등의 국내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